“세계 커피 경작지 절반 이상 사라질 수도”…기후변화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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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뒤엔 세계 커피 경작지의 절반 이상을 잃을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국제사회의 목표대로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1.5∼2℃ 높은 수준으로 제한하더라도 2100년쯤엔 커피 경작이 가능한 땅이 최대 54.4%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커피 산지인 아프리카와 남미 등지가 기온상승과 불규칙한 강우·가뭄·산사태 등으로 재배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세계 커피산업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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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목표대로 온난화 수준 억제해도
2100년 기준 커피 경작지 54% 사라질 듯
"저개발국가 농가 지원 절실" 목소리
70년 뒤엔 세계 커피 경작지의 절반 이상을 잃을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기후변화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는 영국 구호단체 '크리스천 에이드'가 이날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하며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는 국제사회의 목표대로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1.5∼2℃ 높은 수준으로 제한하더라도 2100년쯤엔 커피 경작이 가능한 땅이 최대 54.4%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커피 산지인 아프리카와 남미 등지가 기온상승과 불규칙한 강우·가뭄·산사태 등으로 재배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세계 커피산업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례로 베트남과 브라질은 인스턴트 커피 재료로 사용되는 로브스타 원두의 1·2위 생산국인데, 모두 이상기후 탓에 재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주 44℃까지 치솟는 등 전례 없는 폭염을 겪고 있으며, 브라질도 가뭄으로 고전하고 있다.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는 로브스타 원두의 공급량 부족으로 유럽 최대 커피시장 중 한곳인 독일에서 인스턴트 커피가격이 1년 전보다 20% 가까이 상승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른 주산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온두라스에서 커피농사를 짓는 야디라 레무스씨는 "예전엔 커피는 심기만 하면 스스로 자랐지만, 시간이 갈수록 재배가 어려운 작물이 돼 가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은 계속 오르고 있으며 날씨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트나 테칼린 ‘크리스천 에이드’ 에티오피아 지부장은 "커피산업은 에티오피아 수출과 고용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데, 기후변화로 휘청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프리카는 세계 인구의 17%를 차지하고 있으나 기후위기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는 4%만 배출한다"며 "하지만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것은 아프리카"라고 지적했다.
커피시장에 드리운 암울한 전망은 소비국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내놓은 ‘크리스천 에이드’는 영국 성인 21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7%는 기후변화가 커피의 맛과 가격, 접근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전체 응답자의 69%는 영국 등 선진국 정부가 채무 변제, 재정 지원 등을 통해 저개발국 농가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다.
데이비드 테일러 공정무역 재단의 수석 정책담당은 "(세계적으로) 농부들은 기후위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당면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러나 저개발국가에선) 너무 많은 소작농들이 재정적인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는 데다, 농작물을 제값에 받지 못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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