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 `영끌` 참사, 경매 나온 은마아파트…이번엔 팔릴까?
'천하의 은마가 경매로 나오다니…."
국내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리는 '은마'. 지난해 11월, 이곳 아파트 1채가 경매로 나왔다. A씨는 집값이 최고점이던 2021년 8월 이 아파트를 27억원에 샀다. 집값 중 24억원은 대부업체에 빌렸다. '영끌'(영혼까지 돈을 끌어모아 투자)을 했다. 하지만 집값은 급락했다.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지 못했다. 결국 경매에 넘어갔다.
당시 은마가 경매에 나온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재건축을 앞둔 강남 한복판 아파트 매물은 경매 시장에서 귀한 물건. 하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유찰이었다.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높은 금리에 다들 입찰을 망설였다.
이 아파트는 전용 84㎡에 12층에 자리하고 있다. 법원이 감정한 은마의 최소 입찰가격은 27억9000만원. 첫 경매가 진행된 11월 은마의 실거래가는 21억원대까지 떨어진 상황.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면서 소비자들은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기대했다.
결국 첫 경매에서 낙찰자를 찾지 못한 은마는 다음달 몸값을 5억원(20%) 낮춰 경매 재수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22~23억원 선에 거래됐던 만큼 이번엔 주인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아무도 입찰에 나서지 않으면서 또 유찰됐다.
결국 오는 18일 경매 삼수가 진행된다. 가격은 첫 입찰가에서 10억원 이상 떨어진 17억8560만원. 당초 지난 2월 3차 경매가 예정됐지만, 채권자의 요청으로 경매가 한 번 더 미뤄졌다.
경매 전문가들은 이번 경매에서는 새 주인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 주요 단지에서 아파트 가격 반등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은마 역시 최근 거래가격이 23억원 선까지 올랐다. 지난 3월에는 경매 물건과 같은 12층 매물이 24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자금 마련 측면에서도 매매거래보다 경매가 유리한 상황이다. 강남구는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최근 서울시가 압구정동과 목동 등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1년 연장했다. 오는 6월 22일 구역지정이 만료되는 강남구 역시 연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토지허가구역에서 주택을 구입할 경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생겨 전세계약을 할 수 없다. 경매로 아파트를 취득하면 실거주 의무가 사라진다. 낙찰 즉시 전세를 놓을 수 있어 거래대금의 50% 정도는 전세자금을 통해 충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이 경매를 통해 은마 재건축 조합원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도 주목도를 높이는 요소다. 아직까지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는 은마는 조합설립 이전에 소유권을 확보해야 조합원 지위를 얻을 수 있다.
은마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현재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서 징구 절차를 진행중이다.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상가 분쟁 문제까지 해결하면서 이달 중 조합설립 신청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통상 구청의 조합설립 승인에 1~2개월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중 조합이 설립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경매가 유찰되면 다음 경매기일까지 1달여가 소요된다. 경매 낙찰 이후 대금 납부와 소유권 이전 등의 절차에도 또 시간이 필요하다. 그 사이 조합이 설립되면 개인 낙찰자는 조합원 자격을 얻지 못하게 된다. 조합원 자격을 획득하면 재건축을 통해 지어진 아파트를 조합원 분양가에 살 수 있다. 조합원 자격을 얻지 못하면 경매로 산 아파트를 다시 현금으로 청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세와 최소 입찰가격의 격차가 5억원 이상 벌어졌고, 최근 시장 상황과 물건의 희소성, 특수성을 따져봤을 때 이번 경매가 과열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적정 가격은 21억~22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거래가보다 높은 낙찰금액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서울 아파트에서 반등거래가 나타나고, 최근 시세와 비교해도 가격이 낮은 물건이라 입찰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권리해석도 깨끗해 낙찰금액만 지불하면 소유권을 확보하는데 어려움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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