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가스公 정상화 역부족… 총선 앞둬 추가 인상 불확실 [전기·가스료 인상]
한전, 2조6000억 재무개선 기대 불구
역마진 여전, 올 7조∼8조원 적자 예상
가스공 미수금도 11조6000억까지 쌓여
정치적 고려에 인상 시기·폭 변경 지적
여름철 수요 급등·정치적 일정 등 겹쳐
6월 3분기 인상안 논의에 회의적 시각도
정부가 15일 2분기(4∼6월) 전기·가스요금을 뒤늦게 인상하기로 결정했지만 적자 누적에 허덕이는 한국전력, 미수금을 눈덩이처럼 쌓아 가는 한국가스공사의 정상화는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2분기 전기요금 소폭 인상에도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전기를 공급하는 ‘역마진’ 구조가 해소되지 않는 한 한전의 적자 구조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전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전기요금을 16일부터 1㎾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하기로 하면서 올해 약 2조6000억원의 재무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요금 인상 전 한전의 연간 적자는 9조∼10조원으로 예상된 만큼 2분기 인상에도 한전은 올해 7조∼8조원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지난해 말 국회에 ‘올해 ㎾h당 51.6원 인상안’을 보고했다. 1분기에 25%인 13.1원을 올렸고, 2분기에는 이번에 우여곡절 끝에 8원 인상됐다. 산술적으로 3·4분기에 30.5원을 더 올려야 하지만 여름철 수요 급증 등이 맞물리면서 인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요금 소폭 인상으로 해결 안 된 적자 누적 문제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가스공사도 마찬가지다.
가스공사의 민수용 미수금은 2021년 1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6000억원으로 폭증했고, 올해 1분기까지 11조6000억원으로 쌓였다. 지난해 연말 ‘올해 MJ(메가줄)당 10.4원 인상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지난해 가스요금 38% 인상으로 비난받은 상황이라 1분기 요금이 동결됐고 이번에 1MJ당 1.04원 인상으로 정리됐다. 올해 남은 3·4분기에 9원가량을 올려야 하지만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평가다.
◆“한 달 뒤에 또 요금 결정 시기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인상 결정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한전과 가스공사가 최악의 상황에 내몰린 탓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내일(16일) 인상될 전기·가스요금은 한전의 33조 적자, 가스공사 11조 미수금 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다만 경제가 어렵고, 수출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향후 추가적인 요금 인상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탄소중립,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라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과 소비절감이 중요한 만큼 요금 조정 외에 수요 관리, 에너지 시설 투자 확대 등 관련 정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인상 결정 과정과 인상 폭 등을 두고는 뒷말이 많다.
당장 6월 중순 이후 시작돼야 할 3분기 요금 인상 논의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요금 인상도 정치적인 고려가 없었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인데 3분기 인상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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