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들어가 말렸어야"…참사 당일 구청 당직, 재판서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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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용산구청 당직사령으로 근무한 조원재 주무관이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희영(61) 용산구청장 등 용산구청 관계자들의 1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참석해 그때로 돌아간다면 "혼자라도 골목에 가서 들어가지 말라고 말렸어야 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조 주무관은 용산구청이 이태원 핼러윈 축제 관련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핼러윈 축제 대비 당직실 운영 대책 회의 자료' 등이 자신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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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다시 돌아가면' 묻자 말하며 눈물
당시 상황 묻자 "시신들 산처럼…"
당직실이 종합상황실 기능 못해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이태원 참사 당시 용산구청 당직사령으로 근무한 조원재 주무관이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희영(61) 용산구청장 등 용산구청 관계자들의 1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참석해 그때로 돌아간다면 "혼자라도 골목에 가서 들어가지 말라고 말렸어야 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조 주무관은 용산구청이 이태원 핼러윈 축제 관련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핼러윈 축제 대비 당직실 운영 대책 회의 자료' 등이 자신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또 사람이 많이 몰릴 것은 예상했지만, 이태원 참사와 같이 인파로 인한 수백명의 압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은 평소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15일 오후 2시30분께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를 받는 박 구청장과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최원준(58)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 등 4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재판장이 "다시 그날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그때와 달리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무엇이 있냐"고 묻자, 조 주무관은 "저 혼자라도 골목에 가 들어가지 말라고 말려야 되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그는 박 구청장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로고스 김무겸 변호인이 "(참사 당시)아무리 급박해도, 어수선한 건 알겠지만 구청장에게 '제가 당직사령인데 지시사항 있습니까'라고 말 한마디 못 할 상황이었냐'고 묻자 "사람들이 산처럼 엎어져서 쌓여 있었다"며 고개를 숙이고 흐느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참사 당시 당직사령으로 근무한 조 주무관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당직실이 안전재난과의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당직실의 업무 범위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했는데, 지휘부가 참사 발생 뒤에야 현장을 찾는 등 부실 대응한 의혹을 받고 있는 원인 중 하나가 드러난 셈이다.
조 주무관은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움직이고 조치해야 하는 게 당직실이란 건 알고 있었나'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도 "(야간 및 휴일에) 당직실이 안전관리 종합상황실로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간이나 휴일에는 당직실이 안전관리과 직원이 해야 할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런 생각을 잘하고 있진 않다"고 답했다.
'재난 전담 직원이 만들고 운용하는 용산구청 안전관리계획을 숙지하고 있어야 하냐'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 주무관은 주간에는 안전재난과, 야간과 주말에는 당직실에 비치해 재난 안전에 대응하도록 마련된 재난안전통신망의 존재를 이태원 참사로 처음 알았다고도 전했다.
그는 "재난안전통신망은 이번 사고 때 처음 알게 됐다. 그 전엔 몰랐다"며 "무전기 모양의 기기가 당직실에 있었다. 근데 그게 재난안전통신망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부실 대응의 책임자로 지목된 박 구청장 등은 재난·안전 관련 1차적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장 및 소관 부서장으로서 핼러윈 축제 기간 이태원 일대에 대한 실효적인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 시행하지 않았고, 상시 재난안전상황실을 적절히 운영하지 않고 경찰·소방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체계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인파가 몰려 압사 사고 위험성이 감지됐을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당직실 등을 통해 이를 알 수 있었음에도 적시에 인력 배치나 도로 통제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참사가 일어난 뒤에는 재난 대응 및 수습 등의 조치를 적절히 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앞선 공판준비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자신들의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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