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바보 상자를 지혜 상자로”…국영수보다 중요하다는 이 수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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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5월15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515&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스마트폰 '알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유튜브' 영상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뉴스 검색부터 음악 감상, 비디오 시청까지. 요즘 10대들에게 스마트폰은 거대한 미디어 세상이라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냥 이대로 즐기기만 하면 괜찮은 걸까요? 스승의 날을 맞아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이용과 관련한 꼭 필요한 지혜를 나눠주실 분 모셨습니다. 경희여자중학교 강용철 선생님 함께합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같은 날은 가슴에 꽃 하나 달고 나오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답변]
생화보다 더 값진 종이 카네이션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들고 오고 싶었고요. 어떻게 보면 학생들의 마음이라는 더 값진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학교에서 어떤 과목 담당하세요?
[답변]
저는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국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앵커]
EBS 강의도 하시는 것 같던데요.
[답변]
현재 EBS에서 소박하게 91만 명의 학생과 공부하고 있고요.
[앵커]
그 정도면 국어 일타 강사 아닙니까?
[답변]
일타가 되고 싶은 강사이면서 동시에 저는 미디어 쪽으로 일타가 되고 싶은 사람 중에 한 명입니다.
[앵커]
미디어 교육? 어떤 거 말씀하시는 거예요?
[답변]
최근에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는데요. 한마디로 미디어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하며 미디어를 표현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거죠.
[앵커]
여기서 미디어라는 거는 기기 자체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미디어에서 나오는 내용들, 콘텐츠를 말씀하시는 거죠?
[답변]
다 포함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스마트폰, 컴퓨터와 같은 기계 그다음에 우리 학생들이 보고 즐기는 영화라든가 음악, 웹툰 모든 걸 포함하는데요. 요즘 그래도 미디어 리터러시에서 미디어란 아무래도 스마트폰으로 만나는 것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죠.
[앵커]
스마트폰으로 거의 뉴스 검색부터 등등등 모든 걸 다 소비하니까 미디어가 곧 스마트폰인 게 10대 학생들이잖아요. 그래서 스마트폰 중독 이런 얘기도 나오고.
[답변]
맞습니다. 최근에 스마트폰을 거의 신체 일부로 여기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고요. 그래서 호모 아딕투스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앵커]
아딕투스?
[답변]
생소하시죠? 중독된 인간이라는 뜻입니다. 스마트폰이라는 기계에도 중독도가 높고 스마트폰으로 만나는 콘텐츠에 대한 중독도 심하다. 이런 용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보통 스마트폰 중독 하면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게임 중독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 선생님의 걱정은 조금 다른 지점에 있는 거 같아요.
[답변]
저는 우리 학생들이 미디어를 어떻게 보고 즐기는가에 좀 더 관심이 많습니다. 게임이란 문제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어떤 눈으로, 어떤 자세로 미디어를 보고 즐기는가 이것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못된 콘텐츠, 허위 사실 이런 거 말씀하시는 거예요?
[답변]
네, 맞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사실은 아무 생각 없이 무비판적으로 미디어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요. 미디어에 좋은 내용도 있지만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 허위 사실, 허위 조작 정보 또는 차별과 편견을 담은 콘텐츠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걱정돼서 오늘과 같은 이런 주제가 나온 것이죠.
[앵커]
미디어를 통해 누리는 즐거움과 재미의 전제는 진짜여야 한다 그 말씀이신 거 같은데 그렇게 다양한 뉴스에서 잘못된 정보가 들어올 때 얼마나 큰 문제가 생깁니까, 학생들이?
[답변]
사실 앵커님도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코로나 시대에 소금물로 인한 여러 가지 오해로 인해서 또 에탄올 사건 이런 게 있잖습니까?
[앵커]
가짜 뉴스들.
[답변]
그렇죠. 허위 조작 정보 때문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경우, 사회에 혼란이 야기되는 경우도 있고요. 또 그것만이 아니라 선거철이 되면 허위 조작 정보 얘기가 나오기도 하고요. 또 무엇보다도 우리 학생들한테 영향을 미치는 건 소문을 바탕으로 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있고 또 흔히 낚시성 뉴스라고 하지 않습니까? 충격, 배우 A 씨 10년 전 사진 공개 충격 그럼 학생들이 누르거든요. 그럼 지금과 똑같아 충격 이런 거 나오거든요. 이런 것들을 포함해서 혼탁한 미디어 콘텐츠를 말씀드리는 거죠.
[앵커]
수많은 정보가 가짜 뉴스와 뒤섞여서 홍수처럼 나오는 우리가 그런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데 여기서 좋은 콘텐츠와 나쁜 콘텐츠를 가려내는 것 자체가 10대 학생들한테는 쉬운 일이 아니잖습니까?
[답변]
맞습니다. 사실은 콘텐츠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데 저는 미디어 콘텐츠를 음식에 비유하거든요. 저희 학생들이 딱 봤을 때 건전하고 좋은 정보다라면 유기농이 될 수 있고요. 좀 학생들한테 혼란함을 주거나 사실과 맞지 않는 내용은 불량식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가려내는 방법은 사실 굉장히 단순한 문제는 아니고요. 학생들이 깨어 있어야 하고요. 또 끊임없이 이게 무엇인가 판단할 수 있어야 되는 것이죠.
[앵커]
그래서 생각의 근육을 키우자 그 말씀을 하신 게 같은 맥락일까요?
[답변]
맞습니다. 생각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늘 말씀을 드리고요. 생각 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을 저는 질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어떤 질문을 던져야 되는데요?
[답변]
학생들이 미디어를 볼 때 그냥 보는 게 아니라 누가 만들었지? 왜 만들었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거지? 이건 확인된 거지? 이런 질문을 품어가는 사람이 된다면 단순히 미디어를 그냥 수동적으로 즐기는 게 아니라 미디어를 좀 더 객관적이고 주인의 입장에서 볼 수가 있는 것이겠죠.
[앵커]
검색하는 뉴스에서 사색하는 뉴스.
[답변]
사색하는 뉴스.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런 어떤 생각의 근육을 글쎄요. 질문으로 키운다고 하지만 주변에서 도와주는 어떤 선생님과 학부모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성인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답변]
사실 우리 성인분들도 그런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이번 생에는 안 될 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즐기기만 할래 이런 분도 계시지만 성인분들도 이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 근거는 무엇인지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이런 작은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는 게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아이들과 미디어 경험을 나누시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수동적으로 멍하게 받아들이는 뉴스의 위험성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 학생들의 미디어 생활에서 또 이슈가 되는 게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답변]
아무래도 접근과 조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먼저 조절부터 말씀드리면 우리 학생들 스마트폰에 대한 기기 의존도가 굉장히 심합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불안하고 화장실에 갈 때도 갖고 들어가고 휴대전화가 긁히면 내 몸이 다친 거 같고 기계에 대한 의존도 심하고요. 아이들이 중독에 대한 걱정도 하고 있는데요. 또 유튜브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세계 인구가 매일 10억 시간을 시청한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콘텐츠에 대한 중독도 심한 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접근의 문제인데요. 제가 조심스럽게 보고 있는 부분이 나이에 맞지 않는 콘텐츠를 만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게임도 사실 권장 연령이 있고 또 이런 상황인데 아이들이 나이에 맞지 않는 콘텐츠를 만난다. 굉장히 조심스러운 문제라고 할 수가 있죠.
[앵커]
유튜브로 성인 영상을 본다라든지 그런 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답변]
그럴 수 있죠. 맞습니다.
[앵커]
초등학생이 커피 마시는 상황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거죠?
[답변]
짝짝짝. 훌륭한 비유세요.
[앵커]
요즘 학생들은 뉴스 내용 자체보다 오히려 뉴스 밑에 달려 있는 댓글 이런 거 더 많이 소비하지 않습니까? 오히려 선생님이 우려하시는 차별이나 혐오 이런 어떤 감정은 오히려 뉴스보다 댓글에서 더 생성이 많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여기에서는 어떤 걸 주의해야 될까요?
[답변]
많은 분들이 악플 얘기를 많이 꺼내시죠. 실제 악플의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기도 하고요. 참고로 제가 EBS에서 국어 강의를 하는데 악플이 달릴까요, 안 달릴까요? 깜짝 퀴즈를 한번. 진솔하게 솔직하게 답변해 주세요.
[앵커]
달릴 거 같아요.
[답변]
달립니다. 그런데 저는 그 악플에도 다시 댓글을 답니다. 어떤 애가 이 선생님 짜증 나 그러면 짜증 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스무 가지만 대면 생각해 줄게, 라든가 이렇게 댓글을 달아주면서 관심을 보여주긴 하거든요. 악플 문제만이 아니라 미디어 윤리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져야 될 영역들이 있습니다.
[앵커]
미디어 윤리?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답변]
기본적으로 초상권 교육, 저작권 교육 얘기 많이 나오고 있죠. 그런데 중요한 거는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예의와 방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죠.
[앵커]
아무튼 미디어가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니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초창기와는 많이 달라졌을 거 같은데 흐름의 변화는 어떻습니까?
[답변]
최근에는 교육 과정에서, 학교 교육 속에 미디어 리터러시가 대거 반영이 되고 있고요. 또 앞으로 바뀌는 교육 과정에서도 미디어와 결합된 수업 모델과 내용들이 많이 나올 예정입니다.
[앵커]
요즘은 또 워낙 알고리즘이 똑똑해서 학생들이 자기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영역만 계속 보게 되는 약간 방울에 갇힌 그런 느낌도 드는데 여기서 탈피하려면 어떤 노력들이 있어야 될까요?
[답변]
아무래도 편식의 문제라고 또 생각을 하는데요. 음식 편식하는 것처럼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에만 보는 필터 버블에 갇히게 되기도 하는데 다방면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 미디어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하는 이야기의 장이 필요하다고 저는 봅니다.
[앵커]
세상을 읽는 힘, 미디어 리터러시. 오늘은 강용철 선생님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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