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집권’ 에르도안 앞섰지만… 과반 획득에는 실패

유태영 2023. 5. 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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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30년의 장기 집권을 노리는 '21세기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운명이 2주 뒤 결선 투표로 가려지게 됐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최고선거위원회(YSK)는 전날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 정의개발당(AKP)을 이끄는 에르도안이 49.51%, 공화인민당(CHP) 등 야권 6자 단일 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가 44.8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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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대선 개표 결과
에르도안 49.5%·野후보 44.9%
고물가·대지진 늑장대응 논란 속
열세였던 여론조사 결과 뒤집어
두 후보 모두 결선투표 수용 입장
운명의 2주 뒤 당락 가려질 듯
불확실성 커지자 금융시장 출렁

최장 30년의 장기 집권을 노리는 ‘21세기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운명이 2주 뒤 결선 투표로 가려지게 됐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최고선거위원회(YSK)는 전날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 정의개발당(AKP)을 이끄는 에르도안이 49.51%, 공화인민당(CHP) 등 야권 6자 단일 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가 44.8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극우 민족주의 진영이 내세운 승리당 시난 오안 후보는 5.17%를 얻었다.
다시 맞붙을 에르도안과 클르츠다로을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이 대선 1차 투표가 마감된 15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의 정의개발당(AKP) 본부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며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최장 30년의 장기 집권을 노리는 에르도안은 이날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해 야권 단일 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오른쪽)와 오는 28일 결선 투표에서 다시 맞붙는다. 앙카라=AFP연합뉴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튀르키예 유권자들은 에르도안과 클르츠다로을루를 놓고 오는 28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앞서 에르도안은 이날 새벽 수도 앙카라 AKP 당사 발코니에 나와 지지자들에게 결선 투표가 필요하다면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총·대선에서 낙승을 거뒀던 에르도안이 단숨에 승리를 확정 짓지 못한 것은 “그의 경제 운용과 권력 장악에 분노한 유권자들 사이에서 입지가 하락했음을 보여준다”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그는 5년 전에는 52.59%를 득표해 2위(30.64%)와의 격차를 20%포인트 이상 벌렸다.
다만 85%까지 치솟았던 물가상승률, 2월 대지진 부실·늑장 대응 논란, 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3대 악재’ 속에서 열세라는 예상을 뒤집고 1차 투표 선두를 차지한 것은 보수 무슬림 지지층이 그만큼 견고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2위에 그친 클르츠다로을루는 결선 투표를 환영한다며 “안심해도 좋다. 반드시 승리해 이 나라에 민주주의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양측은 남은 기간 제3후보인 시난 오안 지지층을 흡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안의 이념적 성향은 에르도안에 더 가깝다는 평가이지만, 주로 기성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오안을 찍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향방은 예측불허다. 킹메이커로 떠오른 오안은 “누구를 지지할지 조만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의회 총선거에서는 AKP가 35.49% 득표에 그쳐 집권 20년 만에 최악 성적표를 받았으나, 여권연합은 600석 중 321석으로 과반을 사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문가인 미국 뉴욕 세인트로런스대 하워드 로런스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유권자들은 여소야대 구도를 원치 않을 것”이라며 결선에서 에르도안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상승에도 금리를 내리는 ‘역주행’ 정책을 펼쳤던 에르도안의 예상 밖 1위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스탄불 증시는 개장 전 지수가 6.38% 급락해 35분간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중단)가 발동됐고, 달러 대비 리라 환율은 19.65리라로 리라화 가치가 2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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