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장동 배임액 '651억원+α→4895억원'"…고민 빠진 재판부

기사내용 요약
'651억원+α→4895억원' 공소장 변경 신청
재판부 "이재명, 정진상 공소사실도 포함"
오는 17일 재판서 의견 청취 뒤 조만간 결론
'7886억원 이득' 추가기소건 재판 절차 시작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검찰이 최근 대장동 배임 혐의 액수를 '최소 651억원'에서 4895억원으로 변경하는 취지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한 가운데 재판부가 고심에 빠졌다.

재판부는 추가 논의를 위해 검찰과 변호인 측에 관련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하면서도 추가로 기소된 대장동 일당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사건의 재판 절차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5명의 94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대장동 일당의 배임 혐의 액수를 기존 '651억원+알파(α)'에서 4895억원으로 변경하는 취지의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은 재판 초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등을 구속수사하며 최소한의 피해금액을 특정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기소 등 추가 수사 및 기소가 이뤄지며 배임 혐의 액수가 늘어났고, 이를 특정했다는 입장이다.

이날 재판부는 배임 혐의 액수뿐 아니라 기존 사건의 혐의 사실도 대폭 변경된 검찰의 공소장 변경에 대해 허가 여부에 대한 깊은 고심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 허가가 이뤄지는 부분은 기존 재판부에서 1년 이상 심리한 업무상 배임의 기본 구조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내용"이라며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공소사실이 거의 다 포함돼 있다"고 했다.

최초 기소된 대장동 본류 사건의 경우 해당 재판부가 맡고 있지만 이 대표 사건은 같은 법원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사건은 같은 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가 맡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법원의 3개 재판부가 유사한 공소사실에 대한 절차를 진행한 뒤 판단을 내려야 하는 어려움을 표현한 것이다. 재판부는 검찰에 향후 절차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이 민간사업자, 성남도시개발공사 지분, 성남시 지분 세 가지 부분으로 연결돼 있다. 재판을 따로따로 받다 보니 성남시나 성남도개공 상대로 조사가 이뤄진 자료를 알 수 없다"며 방어권 침해를 주장했다.

남욱 변호사 측 변호인도 "공소장 변경이 허가된다면 다시 증인을 불러 신문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위례신도시 특혜 개발 의혹 사건의 경우에도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방어권을 어떻게 해야 할지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오는 17일 오후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청취한 뒤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에 대한 결정을 조만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판부는 같은 날 오전에는 대장동 일당이 성남시와 성남도개공의 내부 비밀을 주고받으며 이득을 취했다는 내용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판준비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내부 비밀을 이용해 김씨 등이 구성한 '성남의 뜰 컨소시엄'이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게 하고 이를 통해 총 7886억원 상당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것으로 조사했다.

재판부는 앞서 대장동 본류 재판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의 병합 여부에 대한 결정을 유보한 바 있다. 이날 공판준비절차를 거치며 병합 여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과 김씨 등은 성남도개공 지분에 따른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상당한 시행이익을 화천대유가 부당하게 취득하게 해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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