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23' 흥행에 5대 매출처도 '요동'…삼성전자, 재고 부담 속 투자 '가속'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5대 매출처가 또 다시 요동쳤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가전 시장 부진이 이어지며 베스트바이가 명단에서 빠진 반면, '갤럭시S23'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스마트폰 사업이 선전하며 글로벌 통신사들이 자리를 대신 꿰찼다.
삼성전자가 15일 공시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5대 매출처는 ▲애플 ▲AT&T ▲도이치 텔레콤 ▲퀄컴 ▲버라이즌으로,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5대 매출처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p) 줄었다.
애플, 도이치텔레콤, 퀄컴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주요 매출처에 이름을 올렸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모바일 기기 경쟁사지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 최대 고객사 중 하나다. 애플은 고객사별 분류가 적용된 2010년 이래 삼성전자 5대 매출처에서 빠진 적이 없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특허를 둘러싸고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소송을 불사한 관계지만, 부품 시장에선 애플이 삼성전자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서 애플은 삼성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역부족인 상황이다.
퀄컴 역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경쟁 관계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선 삼성전자를 다소 의존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퀄컴의 후속 제품인 '스냅드래곤8 1세대 플러스(+)', '스냅드래곤8 2세대' 등의 물량을 지난해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에 뺏겼으나, 중저가 모바일칩을 중심으로 여전히 퀄컴의 물량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도이치텔레콤과 AT&T, 버라이즌은 스마트폰 사업 호조 여파로 삼성전자 주요 매출처 명단에 포함됐다. 이동통신사인 이 업체들은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를 주로 구매한다. 특히 버라이즌은 북미 점유율 1위 통신사로,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고객사다. 버라이즌은 2014년부터 5대 매출처에 편입됐다. 삼성전자는 미국 스마트폰 점유율 2위다.
베스트바이는 지난해 주요 5대 매출처에 포함됐지만, 올해 1분기에 또 다시 자취를 감췄다.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가 1분기 출시가 굳어진 이후 매년 반복되는 현상으로, 지난해 1분기에도 베스트바이 대신 AT&T가 삼성전자 5대 매출처에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재고 자산은 1분기 동안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한파 여파 때문이다.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 자산은 전분기(52조1천878억원) 대비 4.2% 증가한 54조4천1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47조5천907억원보다는 14.3%(6조8천288억원) 늘었다.
특히 반도체 사업부인 DS부문의 재고가 31조9천48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전(18조7천953억원)보다 13조1천528억원(69.9%) 증가했다.
완성품인 제품 및 상품 재고는 16조2천134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6조322억원)와 비슷했다. 제조 과정에 있는 반제품 및 재공품 재고는 같은 기간 20조775억원에서 22조1천130억원으로 10.1%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반도체, 생활가전, TV 등의 주력 품목들의 출하량이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물가 기조,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여파로 지난해 지속됐던 원자재가 부담은 올해 1분기에 다소 완화됐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원재료 등의 사용액 및 상품 매입액은 27조1천9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조662억원)보다 3.0%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급감에 따른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 및 시설투자에 나서며 핵심 기술 경쟁력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5% 감소한 6천402억원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R&D 총 지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7천억원 증가한 6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사상 최대액으로, 1분기 영업이익의 10배가 넘는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오는 2028년까지 20조원을 들여 기흥캠퍼스 내 R&D 연구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시설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1분기 시설투자액은 10조7천388억원으로, 이 중 반도체 사업에만 90% 이상에 해당하는 9조7천877억원을 쏟았다. 디스플레이(SDC) 부문 투자는 3천328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자 지난 2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반도체 캐펙스(CAPEX·설비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차입금을 평택 3·4기 인프라 투자와 중장기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 첨단 기술 투자에 집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미국 테일러 공장을 중심으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한파 등으로 불황 고비를 넘고 있는 삼성전자가 시설 투자에 총력을 다 하며 미래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반도체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의 투자를 유지하는 것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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