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례 발의된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이번엔 통과되나

박지연 2023. 5. 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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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성분이 감지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의 법제화를 위해 경찰과 정치권이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국민의힘 의원 81명이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법제화가 다시금 급물살을 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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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전력자 차량 의무 설치
당사자가 직접 사서 달아야
대상자 범위·운영기관 지정 등
법안 통과 위해 쟁점 해결해야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제조사 센텍코리아의 박근형 이사가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시연하고 있다. 뉴스1
알코올 성분이 감지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의 법제화를 위해 경찰과 정치권이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간 유사한 법안이 최근 수 차례 발의됐어도 논의가 더뎠던 탓에, 장치 도입을 위해선 산적해 있는 주요 쟁점 해결이 급선무라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국민의힘 도로교통법 개정안 발의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국민의힘 의원 81명이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법제화가 다시금 급물살을 타게 됐다. 개정안 내용에는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운전자 차량에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음주운전 당사자가 직접 장치를 사서 달아야 하고, 장치를 무단 해제·조작하거나 미등록하는 경우를 금지하는 조항도 명시됐다.

하지만 이미 21대 국회 들어 유사한 법안이 수차례 발의된 뒤 진척이 더뎠던 탓에, 시동잠금장치 상용화를 끌어내기 위해선 관련 쟁점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도입을 골자로 한 발의안은 21대 국회에만 최근까지 총 10건이다. 대부분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에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부착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논란거리는 많다. 부착 의무화 대상자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해야 할지 의견이 갈린다. 장비 비용 부담도 발생하고 장비 운영기관을 지정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임채홍 삼성교통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잇따른 음주운전 사고로 시동잠금장치 법제화 목소리가 커진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규제 성격이 강한 탓에 여러 쟁점들을 일일이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실제 법안이 통과되기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고도 짚었다.

■장비구매, 음주데이터 보관 운용 어떻게 하나

특히 시동잠금장치 설치 후 운영방안에 대해서도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치가 측정한 음주 데이터를 보관할 서버도, 이를 점검할 관리자도 필요하다. 또 설치한 지 오래된 장치를 교체하기 위한 비용은 어느 범위로 산정할 지, 장치를 탈착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질렀을 때 이를 누가 감독할 지와 어느 수위로 처벌할 지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선 음주로 면허가 정지·취소된 운전자에 대해 시동잠금장치 장착을 조건으로 결격기간을 줄여주는 유인책을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면허 100일 정지 처분을 받은 운전자에게 시동잠금장치 장착을 조건으로 운전을 허용하게 하는 방식이다.

실제 지난 1일 발의된 여당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에도 음주운전 방지장치 부착을 조건으로 운전면허 발급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임 연구원은 "장치 부착 조건부 운전 가능 조항이 되레 음주운전자를 풀어주게끔 하는 규제 완화 조치로 작용할 수 있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대형 화물차·전세버·어린이 통학차량 등에 선제적으로 시동잠금장치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도입 범위를 확대해가는 방향도 바람직하다"며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해서는 결국 '치료'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인근 의료기관과의 협력으로 몇 달 간 알코올 중독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미국의 사례 등이 좋은 참고 사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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