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 체포 전 거래소·금감원 압수수색해 증거 확보

통정거래 정황 계좌 목록에
라덕연 등 핵심 3인방 계좌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를 체포하기 전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라 대표의 주가조작 혐의를 뒷받침할 거래내역을 확보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금융당국과 합동수사팀을 꾸린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초 사이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라 대표 등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주식거래 내역과 금융당국의 조사 기록을 확보했다.

앞서 합동수사팀은 경찰이 H업체 사무실에서 압수한 휴대전화 200여대를 넘겨받아 통정거래에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전화번호 50여개와 이에 연결된 증권계좌를 특정하고 거래소에 분석을 요청했다. 거래소는 증권계좌 250여개와 인터넷 주소(IP) 등을 분석해 통정매매 정황이 있는 계좌를 추려 수사팀에 보냈다.

여기에는 이번 사태의 주요 피의자로 꼽히는 라 대표와 그의 측근 변모씨, 전직 프로골퍼 안모씨의 계좌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 없이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발부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기관에서도 임의로 줄 수 없는 개인 정보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 있어 영장을 받아 집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 등이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자 일부 투자자에게 휴대전화를 돌려주며 서류를 폐기를 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증거 일부가 은폐된 것으로 추정된다.

합동수사팀은 현재까지 확보한 증거만으로 라 대표 등이 시세조종으로 2642억원의 부당 이득을 얻고 이 가운데 절반인 1321억원을 수수료로 챙겼다고 판단했다.

라 대표와 측근 2인 외에도 또 다른 모집책과 고액 투자자들이 주가조작에 관여했는지도 파악 중이다. 라 대표의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구속영장을 추가로 청구하는 방안도 검찰은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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