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커쇼-범가너와 비교된 前 KIA 투수… 그때는 트라웃보다 대단했는데

김태우 기자 2023. 5. 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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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소속인 2019년 당시의 제이콥 터너 ⓒ스포티비뉴스DB
▲ 워싱턴 소속 당시의 제이콥 터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주 메이저리그에서 화제를 모은 한 선수는 유리 페레스(20‧마이애미)였다. 마이애미는 팀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이었던 페레스를 전격 콜업하기로 결정했고, 13일(한국시간) 신시내티와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페레스는 4⅔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그렇게 화제가 될 만한 건 아니었다. 화제를 모은 건 바로 페레스의 나이였다. 페레스는 데뷔전은 만 20세 27일에 치러졌다. 메이저리그에서 보기 드문 빠른 나이에 빅리그 마운드에 선 것이다.

보통의 유망주들은 싱글A부터 트리플A까지 단계를 밟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다. 대학을 졸업하고 온 선수들은 빨라도 20대 중반에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중남미에서 온 선수들의 데뷔 시기는 조금 더 빠른 측면이 있는데 그래도 스무 살의 나이에 데뷔전을 치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최근 15년 동안 페레스보다 더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선수는 딱 한 명이다. 바로 어느덧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앞두고 있는 훌리오 우리아스(LA 다저스)다. 어린 시절부터 ‘에이스급’ 가능성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우리아스는 2016년 5월 만 19세 289일에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3위는 2009년 9월에 데뷔를 한 매디슨 범가너(당시 샌프란시스코)로 20세 38일, 그리고 2008년 5월 만 20세 67일에 데뷔한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4위다. 그런데 5위의 이름이 우리에게 흥미롭고 또 낯이 익다. 바로 KIA에서 뛰어 KBO리그를 경험했던 제이콥 터너(32)가 그 주인공이다. 터너는 디트로이트 소속이었던 2011년 7월 만 20세 70일에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만큼 디트로이트 사정에서는 절박하고, 또 애지중지하게 키운 유망주였으며 어린 시절부터 완성형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지명부터 화려하게 등장했다.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디트로이트의 1라운드(전체 9순위) 지명을 받았다. 같은 해 지명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보다도 지명 순번이 빨랐다. 계약금만 550만 달러를 받은 특급 유망주였다.

▲ 화려한 유망주 타이틀을 달았던 터너는 잦은 부상과 예상보다 더딘 성장세로 성공하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DB

고졸임에도 불구하고 마이너리그 생활도 짧았다.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투입할 수 있다고 판단한 디트로이트는 2011년 그를 메이저리그에 데뷔시켰다. 고졸 투수를 비교적 빨리 데뷔시키는 디트로이트의 팀 스타일도 영향이 있었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2012년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고, 2014년에는 다시 시카고 컵스로 둥지를 옮겼다. 이후 시카고 화이트삭스, 워싱턴, 마이애미, 디트로이트를 전전하며 저니맨 신세가 됐다. 2014년 두 팀(마이애미‧컵스)에서 28경기(선발 18경기)에 나가 113이닝을 던지며 6승11패 평균자책점 6.13을 기록한 뒤로는 출전 기회를 잡기도 쉽지 않았다. 잦은 부상도 발목을 잡았다.

그런 터너는 2019년 KBO리그 KIA로 이적해 승부수를 던졌다. KBO리그에서 재기 발판을 마련한 뒤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하겠다는 심산이었다. 당시 리그에서도 “메이저리그 1라운드 지명 출신에 제법 경력이 뛰어난 선수가 왔다”면서 비상한 관심을 드러냈다. KIA도 100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하지만 하락세는 분명했다. KBO리그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

때로 번뜩이는 투구를 보여주기는 했으나 28경기에서 153⅓이닝을 던지며 7승13패 평균자책점 5.46에 머물렀다. 재계약이 어려운 수준이었고, 결국 이후 한국을 떠나 사실상 은퇴 수순에 들어갔다. 메이저리그 팀들을 상대로 구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고, 2019년 이후로는 마이너리그 등판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

우리아스와 범가너, 그리고 커쇼가 엘리트급 투수 대열에 들어선 것과는 대조됐다. 당시 터너와 유망주 순위 랭킹을 다퉜던 트라웃, 브라이스 하퍼, 맷 무어, 매니 마차도, 잭 휠러는 메이저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다른 선수들도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경력을 이어 가는 경우가 많다. LG에서 뛰는 케이시 켈리도 현재까지 좋은 활약을 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터너의 하락세가 더 도드라지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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