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간호법 '거부권' 임박…정청래 "취미가 거부권 행사?"
윤 대통령의 두 번째 거부권 행사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에 대해서인데요. 내일(16일) 국무회의에서 복지부 장관이 재의 요구를 건의하면, 윤 대통령이 의결하는 절차를 밟을 걸로 보입니다. 대한간호협회와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2호 거부권' 임박 > 입니다. 뭐든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운 법입니다. 지난 4월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7년 만에 거부권을 행사했는데요. 고작 1달이 조금 더 지났는데, '2호 거부권'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난달 27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이 그 대상입니다.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 저는 오늘 국무위원으로서 대통령께 내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를 건의할 계획임을 보고드렸습니다. 간호법안은 현행 의료체계에서 간호만을 분리하는 법안으로 13개 단체가 반발하는 것처럼 보건의료인 간의 신뢰와 협업이 깨져서 갈등이 더욱 확산될 우려가 있습니다.]
조규홍 장관이 오늘 윤 대통령에게 공식 보고한 데 따라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 즉 재의 요구안은 내일 국무회의에 올라가 의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이 재가까지 마치면, 국회로 다시 돌아가 본회의에서 다시 표결에 부쳐지죠. 재적 의원의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국회를 다시 통과합니다. 아니면 법안은 그대로 폐기되는데요. 행정부와 입법부의 극한 대립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과정이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이 큰 일인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그만큼의 명분이 필요하다고, 지난번 '1호 거부권' 때도 설명을 드린 바 있는데요.
[JTBC '정치부회의' (3월 29일) : 어떤 일이건 중요한 것은 명분입니다. 정치에서는 특히 더 그런데요. 그래야만 유권자, 즉 국민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더욱이 큰일이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일에서는 더더욱 명분을 찾기 마련입니다.]
이번에도 명분을 '빌드업' 하는 과정은 비슷했습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 당정에만 맡겨뒀던 명분 쌓기에, 이번에는 대통령실도 직접 참전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간호협회의 주장을 직접 반박하기도 했고요. 어제 간호법이 논의 테이블에 오른 고위 당정협의회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직접 참석해서, 이렇게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대기/대통령실 비서실장 (어제) : 법안 내용을 떠나서 절차에 있어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충분히 수렴되지 못하고, 힘에 의해 어느 일방의 이익만 반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당정협의에서 충분히 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충분히 논의해달라"고 했지만, 사실상 협의 시작부터 답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죠. 결과도 역시나 그렇게 나왔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입법 독주법'이 될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에게 재의 요구를 건의하기로 한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그러면서,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습니다.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은 의료직역들 간의 대립과 갈등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특정 의료직역을 일방적으로 편들어 대립과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생명과 건강을 돌보는 신성한 직업의 종사자들로 하여금 서로를 적대시하며 극단적 투쟁을 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이러한 극단적 갈등의 책임을 정부·여당에 씌우는 한편, 내년 총선 표 계산에만 급급한 민주당의 당리당략에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선거용 표 계산, 국민의힘은 떳떳한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간호사의 처우 개선을 이야기했을 뿐 간호법을 공약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렇게 대선 국면에서의 증거 영상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원희룡/당시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본부장 (유튜브 '대한간호협회') : 간호법. 우리 국민의힘은 누구 못지않게 앞장서서 조속히 입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후보께서 직접 약속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도 역시 표 계산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간호법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질 때만 해도,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던 대통령실이었습니다. 그때도 윤 대통령의 간호법 공약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일각에서 나왔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간호법 대치 국면이 길어지면서, '간호사와 한의사' 대 '의사 등 다른 직역'으로 편이 짜였습니다. 수로 보면 50만명 대 100만명, 그렇다면 100만명 손을 번쩍 드는 편이 훨씬 유리하겠죠.
[박광온/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대선공약으로 표를 얻고 이제는 '간호사 이기주의법'도 모자라서 '의료체계 붕괴법'이라며 압박하고 있습니다. 간호사들의 진심을 왜곡하고 국민을 네 편, 내 편으로 가르는 분열정치는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민주당 역시 간호사 50만명과 거기서 파생되는 다른 노조의 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렇다고 다른 직역에서 나오는 100만표도 신경쓰지 않을 수는 없겠죠. 그래서인지 '2호 거부권' 국면에서 민주당도 다른 직역을 겨누기보다는 윤 대통령과 여권을 겨누고 있는데요.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대통령께서 거부권 행사를 그렇게 좋아하시고 습관처럼, 취미처럼 여기시니 민주당은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계속 행사하시도록 저희도 협조하겠습니다.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그런 법을 계속 통과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계속 거부권을 행사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역시도 '분열 정치'의 일환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정치권이 입씨름을 주고 받는 사이, 내일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앞두고 의료계는 '폭풍전야'입니다. 거부권을 행사할 시 간호협회, 수술을 보조하는 PA 간호사까지도 집단행동을 검토하고 있고요. 의사협회 등은 '의사면허박탈법'이라고 불리는 의료법까지 저지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대한간호협회 입장문 (음성대역) : 간호법이 국민생명을 볼모로 하는 '입법독주법'이라는 누명을 씌운 행태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62만 간호인의 총궐기를 통해 치욕적인 누명을 바로 잡고 발언의 책임자들을 단죄할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입장문 (음성대역) : 안정적인 국민건강 수호를 위해 면허박탈법도 최종적으로 대통령 거부권에 포함돼야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간호법과 면허박탈법이 최종적으로 폐기될 때까지 투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습니다.]
두 번째 픽, < G8 노린다? > 입니다. 이번 주 외교 '슈퍼위크'가 열립니다. 우선 윤 대통령이 19일, 2박 3일의 일정으로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데요. 이를 계기로 정상회담 일정이 빼곡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정, 바로 21일에 있을 한미일 정상회담과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가 꼽힙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어제) : 이번 정상회담은 올해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연 두 차례의 한·일 정상회담과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이후에 개최되는 것으로 그간 더욱 단단해진 한·미, 한·일 양자 관계를 기반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역내 공급망 불안정, 그리고 에너지 위기 등 공동의 도전에 대응하여 한·미·일 협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전략적 공조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G7 정상회의에 앞서서는, 미일 정상회담도 있는데요. 양국 정상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대응책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은 내다봤습니다. G7 정상회의 의제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리나라도 여기에 함께하면서, 한층 더 서방 국가들과 밀착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우리나라의 G7 편입 이야기도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들어가면 G7이 아닌 G8으로 재편되는 것이죠. 사실 G7의 편입 이야기, 문재인 정권에서도 나왔습니다.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G7을 G11으로 늘리려고 한 것입니다.
[JTBC '정치부회의' (2020년 6월 2일) :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G7을 G11로 늘리려는 의도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중국 때문입니다.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쉽게 말해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왕따시키기 위해 G7 확대를 제안했다, 이런 분석인 겁니다. 이미 백악관은 이번 G7 회의 의제에 중국을 포함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네, 오랜만에 보는 고 반장인데요. 2020년에 전해드린 내용인데 주어를 '바이든'으로 바꾸고, '중국'에 '러시아'만 추가하면 지금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죠. 하지만 G7, 편입 여부까지 미국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7개 국가가 모두 동의해야 하는데요. 2020년에는 일본의 노골적인 훼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과의 관계 개선으로 이제는 유럽 국가들의 마음만 확실히 얻으면 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2일) : 사실 G8 정도면 강대국이라고 봐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 안에서도 경쟁이 좀 있는 거죠, 자기 위치를 독점을 하려고. 독일 같은 경우는 설득하려면 저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이런 걸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 역시 확실히 우리 편으로 돌아선 것은 아닌 듯합니다. 기시다 총리가 중앙일보와 한 특별대담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미국은 찬성이고 일본은 반대라는 구도는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환영 내지 추진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G7 변동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도 "원칙을 갖고 글로벌 역할을 지속해서 확대하다 보면 나중에 어떠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면서, 훗날을 기약했습니다. 일본의 마음을 완전히 돌리고 싶겠지만요. "원칙을 갖고 글로벌 역할을 한다", 여기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예외가 돼서는 안 될 텐데요.
[슈테피 렘케/독일 환경부 장관 (현지시간 지난달 16일) : 후쿠시마 사고에 대한 추가적인 처리 문제는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직면한 매우 큰 책임입니다. 저는 이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지만, 각국의 환경부 장관들이 오염된 물질을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방류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네, 마침 G7 내부에서도 이렇게 반대 목소리가 강하게 나온 적이 있죠. 우리 시찰단 파견을 위한 한일 외교 당국 국장급 협의, 지난 주말 12시간 동안이나 진행됐는데요. 우리가 요청한 ALPS 장비나 해저터널 등을 보여주는 데 일본이 난색을 표했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주 2차 협의를 화상으로 진행한다고 하는데요. 끝까지 '원칙'을 갖고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픽은 < 7천원 더 낸다 > 입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2분기 전기요금, 내일부터 1킬로와트시당 8원 올라갑니다. 한전의 자구책을 받아본 당정이 오늘 여기에 합의를 했고, 산업부가 공식 발표를 했는데요. 이와 함께 도시가스 요금도 1메가줄당 1.04원 올립니다. 둘 다 소급 적용은 없습니다.
[이창양/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한전과 가스공사의 자구노력만으로는 위기를 타개하기 어렵습니다. 에너지 공급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한전·가스공사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전기·가스요금의 조정이 불가피합니다.]
이렇게 되면 4인 가구 기준으로, 한 달에 7천원 조금 넘게 더 부담하게 되는데요. 여름철을 앞두고 취약 계층이 문제죠. 정부는 요금 인상분 적용을 1년 유예하고, 에너지바우처 지급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또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분은 3년에 나눠 반영합니다.
오늘의 네 번째 픽, < 올해 최대 규모 > 입니다. 오늘 아침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이고요.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규모 4.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도 1년 5개월 만입니다. 하지만 진원 깊이가 31km로, 다행히 피해 신고는 없이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만 21건 접수됐습니다. 동해 바다 밑에서만 지난달 23일부터 30여 차례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더 큰 지진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 픽은 < "거부하면 체포" > 로 정리합니다. 2차 소환 조사가 무산된 배우 유아인 씨에 대해서 경찰이 체포 가능성까지 열어뒀습니다. 경찰은 지난 13일, 출석 일정을 다시 통보했지만 유씨 측은 여전히 비공개 소환을 보장해달라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는데요. "출석 일자가 조율되지 않으면 당연히 체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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