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수출의 키’ 반도체 부진에… 짙어지는 ‘상저하저’

이창훈 2023. 5. 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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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가장 보수적으로 보였던 정부 예상치(1.6%)가 '뉴노멀'로 굳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된 둔화세를 1292억달러에 이르는 반도체 수출액으로 버텨낸 셈이다.

최대 반도체 수출 시장이었던 중국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40.3%에 달했다.

우리나라 전망치를 연속 4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한 IMF가 오히려 다른 나라의 전망치는 상향한 것 역시 반도체발 수출부진에 기인하는 비중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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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7개월 연속 감소에
中 리오프닝 효과도 기대 못미쳐
오히려 中 자급률 높이는 추세
정부 ‘반도체 살리기’ 역량 집중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가장 보수적으로 보였던 정부 예상치(1.6%)가 '뉴노멀'로 굳어지는 추세다. 이마저도 다음달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올 경기흐름이 '상저하고(상반기는 낮고 하반기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에서 '상저하저(상반기, 하반기 모두 낮은 성장률)'가 되는 것이다.

15일 정부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올 성장의 키는 반도체 산업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478억달러 적자를 봤지만, 동시에 연간 수출액은 6839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고 수출액 가운데 18.9%는 오롯이 반도체 몫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된 둔화세를 1292억달러에 이르는 반도체 수출액으로 버텨낸 셈이다.

반대로 올 1월부터 반도체 하락이 시작되자 우리 경제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년동월대비 1월 44.5% 감소로 출발한 올해 반도체 수출은 2월 42.5%, 3월 34.5%, 4월에는 41.0% 감소했다. 7개월 연속 감소다. 수출 규모 대비 비중도 감소를 거듭해 12.9% 수준이다. 이에따라 무역수지 역시 14개월째 적자다.

반도체 부진 중심에는 또 중국이 자리 잡고 있다. 최대 반도체 수출 시장이었던 중국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40.3%에 달했다. 지난해 6월부터 11개월 연속으로 역성장한 대중수출은 지난달에도 26.5% 감소를 겪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영향과 반도체 부진 완화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리오프닝의 효과는 현재까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대한상의가 발표한 '대중수출 부진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안에 대중수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전체의 84.3%에 달했다. 중국의 경기 회복도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1·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4.5%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였던 5%에 못미치는 수치다.

중국이 점차 반도체 수입국에서 생산국으로 지위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위험 요소다.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의 77.6%는 중간재지만, 최근 중국의 기술고도화와 높은 재고율을 기반으로 자급률을 높이는 추세다. 중국 경기가 예상만큼 회복되더라도 우리 반도체를 구매하는데 그 힘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전망치를 연속 4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한 IMF가 오히려 다른 나라의 전망치는 상향한 것 역시 반도체발 수출부진에 기인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 4월 우리나라 성장 전망을 0.2% 깎는 동안 미국(0.1%), 이탈리아(0.1%), 스페인(0.4%), 영국(0.3%) 등 선진국 그룹이 상향되며 주요 선진국 전체의 경제전망치는 오히려 0.1% 상향됐다.

정부도 '반도체 살리기'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농축산식품, OLED 등 수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 우선 주력 산업의 복구가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4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는 쌀을 뛰어넘어 생명줄과 같은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반도체가 없이는 우리 경제·산업이 돌아갈 수 없다"며 정부 주도 아래 총력 지원의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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