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선두 실화인가' 짧고 간결해진 스윙, 두 마리 토끼 다 잡은 박동원

김용 2023. 5. 1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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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간결해진 스윙으로 두 마리 토끼 다 잡은 박동원.

여기에 박동원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로 LG에 입단했다.

박동원은 최근 잘나가는 비결에 대해 짧고 간결해진 스윙을 꼽았다.

넥센, 키움 히어로즈 시절 박동원의 스윙은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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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삼성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타격하는 LG 박동원.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5.13/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짧고 간결해진 스윙으로 두 마리 토끼 다 잡은 박동원.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이 홈런 선두로 치고 나갈 것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그런데 현실이다.

박동원은 14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4회 투런포 포함, 2안타 4타점 경기를 하며 팀의 8대5 승리를 이끌었다. 4타점 모두 영양가 만점이었다. 삼성 선발 뷰캐넌의 호투에 막혀 고전하던 LG인데, 1-5로 밀리던 4회 박동원이 뷰캐넌을 상대로 추격의 투런포를 때려냈다. 이 2점이 발판이 됐고, LG는 7회 3점을 더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박동원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6-5 살얼음 리드를 하던 9회초 완벽하게 승기를 가져오는 결정적 2타점 2루타까지 때려냈다. 이날의 영웅은 누가 뭐라 해도 박동원이었다.

박동원은 이 홈런으로 시즌 홈런 개수를 9개로 늘렸다. 단독 1위. 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8개로 턱밑에서 추격중인데, 사실 박동원이 이렇게 1위를 달린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2021년 22홈런을 친 시즌이 있고 장타력은 인정받아 왔지만, 이렇게 빠른 페이스로 홈런을 쌓을 줄은 몰랐다. 이대로 가면 30개를 훌쩍 넘는 계산이 나온다.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삼성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4회 LG 박동원이 삼성 뷰캐넌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날렸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박동원.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5.14/

여기에 박동원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로 LG에 입단했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는 홈런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 잠실구장 '디스어드밴티지' 속에서도 홈런 레이스 선두를 달린다는 게 놀랍다. 잠실에서 적게 친 것도 아니다. 5개의 타구를 넘겼다.

홈런 뿐 아니라 9회 2타점 2루타처럼 찬스에서 집중력도 좋다. 올시즌 24타점으로 이 부문 5위로 상위에 랭크돼있다. 득점권 타율이 2할9푼으로 높지는 않지만, 정말 필요할 때 한방씩 해준다는 의미다.

LG 입장에서는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방망이도 방망이지만, 일단 포수로 안정감을 보여달라며 65억원 거액을 투자했는데 수비도 문제 없고 방망이는 100억원 이상 받는 슬러거들과 별다를 게 없는 요즘이다.

박동원은 최근 잘나가는 비결에 대해 짧고 간결해진 스윙을 꼽았다. 넥센, 키움 히어로즈 시절 박동원의 스윙은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였다. 타율, 안타 필요 없으니 큰 거 하나만 걸려라 식의 120% 풀스윙이었다. 진짜 걸리면 넘어갔다. 그런데 정확도가 너무 떨어졌다.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삼성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타격하는 LG 박동원.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5.12/

더 큰 문제는 스윙을 너무 크게 하다보니, 방망이를 손에서 놓는 동작이 나오며 배트로 포수들을 가격하는 장면이 수차례 연출됐다는 것이다. 너무 위험할 뿐더러, 같은 포수가 포수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취할 것만 취한다는 것데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짧고 컴팩트한 스윙으로, 타구에 파워를 더하는 게 훨씬 더 쉬워졌으며 이제 상대 포수를 때릴 일도 없어졌다. 박동원도 지나치게 큰 스윙을 할 때는 아픈 기억에 타격 시 신경이 쓰였을텐데, 지금은 마음 놓고 방망이를 돌릴 수 있으니 성적이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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