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투자자 보호위해 각 국가에 맞는 규제 세워야" [인터뷰]

이주미 2023. 5. 1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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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릭 에르크 크립토닷컴 컴플라이언스 책임자(SVP)
"효율적 규제, 업계 발전에 필수"
韓 가상자산법도 시장에 긍정적
크립토닷컴 고객 투자금 보호 앞장
업계 최대 7억5000만달러 보험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 사태' 등을 거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선 투자자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에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물론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이 가상자산 거래소들을 기소하는 등 규제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와 투자자 보호 사이에서 시장의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크립토닷컴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시장 성장을 위해 '규제'는 필수

타릭 에르크 크립토닷컴 컴플라이언스 책임자(SVP·사진)는 15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목적에 맞는 효과적인 규제는 시장 참여자에게 더 큰 책임을 부여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때문에 업계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크립토닷컴은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컴플라이언스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크립토닷컴은 2016년 설립된 가상자산거래소다. 유럽, 미주, 아시아 전역 등 전 세계 8000만명의 투자자가 크립토닷컴을 이용하고 있다.

타릭 에르크 책임자는 크립토닷컴의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이끌고 있다. 크립토닷컴에 합류하기 전에는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팍소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컴플라이언스를 담당한 전문가다. 특히 한국, 싱가포르, 호주 등 주요 시장에서 가상자산 관련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앞장서왔다. 타릭 에르크 책임자는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컴플라이언스가 필수 요소라고 판단했다. 크립토닷컴이 진출할 시장을 선택할 때 명확한 규제가 있는 지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안과 컴플라이언스가 필수 요소라고 믿는다"며 "규제가 없는 국가의 경우 당국과 협의해 업계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를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크립토닷컴은 업계 최고 수준의 신뢰도를 갖추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의 금융행위감독청,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가상자산 규제청으로부터 사업승인을 취득했다. 뿐만 아니라 업계 최대 규모인 7억5000만달러 보험을 통해 고객의 투자금을 보호한다.

■시장의 특성에 맞는 규제 필요

타릭 에르크 책임자는 일률천편적인 규제보다 각 시장에 맞는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가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고, 다른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국가를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단 각자의 목적에 맞는 규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크립토닷컴의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가 가상자산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싱가포르는 투자자 보호보다는 자금세탁 방지와 테러자금 조달 방지에 힘을 실어왔다.

가상자산 기관들은 고객의 신원확인, 거래 모니터링, 이상 거래 보고 등 관련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다른 분야에 한해서는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싱가포르가 가상자산의 허브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같은 관점에서 한국은 투자자 보호와 자금 세탁 방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통과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법안은 이용자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고객예치금의 예치·신탁 △고객 가상자산과 동일종목·동일수량 보관 △해킹·전산장애 등의 사고에 대비한 보험·공제 가입 또는 준비금의 적립 등을 의무화 했다.

타릭 에르크 책임자는 "한국의 규제 당국은 자금세탁 방지와 투자자 보호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효율적인 가상자산 규제를 위해선 목적에 맞는 규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이미 이러한 규제를 갖추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은 가상자산 관련 자금세탁 방지 규제 등 다양한 규제가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크립토닷컴이 진출하기에 적합한 시장"이라며 "이번 법안 역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는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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