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 장애인 자립 도움…“조금씩 갚으며 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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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운 마음과 설레는 마음이 반반입니다.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지체장애인 김동현(45)씨가 15일 충남 서산시 석림동의 한 아파트에 입주했다.
김씨가 전셋집을 얻어 자립한 것은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공모한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공모사업'에 서산시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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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운 마음과 설레는 마음이 반반입니다.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지체장애인 김동현(45)씨가 15일 충남 서산시 석림동의 한 아파트에 입주했다. 20년간 복지원에서 지냈던 김씨가 시설에서 나와 자립한 첫날이다. ‘탈시설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의 첫 대상자로 선정된 김씨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었다. 이날 이완섭 서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씨를 위한 입주식도 열렸다.
김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스스로 생활과 행동을 책임지는 사회인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무섭고 두렵다”며 “복지원에서는 24시간 활동을 보조하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어려움이 없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러나 김씨는 “복지원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건 아니다 싶어서 자립지원 사업에 원서를 냈다”며 “건강하게 20여년을 살았고 장애인으로 20여년을 살았다. 몸이 안 좋아져 요양병원에 가기 전에 할 만큼 (노력)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김씨는 방에서도 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장애인이다. 대학 신입생 환영회에서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 등을 다쳐 하반신이 마비됐다고 한다. 그 뒤 복지시설에서 지내야 했던 김씨는 자립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다. 복지원 근무자들의 권유를 받고 사이버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사회복지사가 됐다. 공부하면서 우리나라 사회복지제도와 장애 정책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제가) 신체적인 문제보다 정신적으로 부족한 점이 더 많더군요. 아버지께 전화해 ‘자립했으니 그동안 많은 이에게 받은 도움의 일부라도 나눠 주며 살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김씨가 전셋집을 얻어 자립한 것은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공모한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공모사업’에 서산시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 사업의 목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함께 사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것으로, 인천·제주·대구·부산·서울 등 광역단체 5곳과 서산·경주·화순·여주·전주 등 기초단체 5곳 등 모두 10곳이 선정됐다. 정제완 서산시 장애인복지팀장은 “경주시는 이미 5명이 자립주택에 입주했으며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시는 김씨를 시작으로 11명의 대상자가 거주시설이 마련되는 대로 입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김씨에게 국민기초생활수급권을 부여하고 정착금과 장애인 수당을 지급해 기본적인 경제생활이 가능하도록 조처했다. 또 장애인 생활지원 전문가가 동현씨의 정착을 돕는 한편 사회복지사 일자리도 마련할 참이다. 전세 임대 보증금(6천만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원했다. 곽행근 충남도 장애인복지과장은 “동현씨가 성공적으로 자립해, 자립을 희망하는 시설 장애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를 바란다. 일선 시·군과 함께 도내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들을 발굴하고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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