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편의점 물가 조사 한다던 정부, 1년 넘게 ‘감감무소식’

이희경 2023. 5. 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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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편의점 물가를 지난해 초부터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1년이 넘도록 여전히 계획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편의점 활용 비중이 늘고,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 중이어서 편의점 물가는 서민들의 관심이 큰 통계 항목인데도 정부가 '공수표'만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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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증가로 잦은 이용 반영”
기재부, 작년 1월 조사 포함 밝혀
해가 바뀌어도 ‘계획 단계’ 머물러
간편식 수요 늘며 편의점 매출 ‘쑥’
고물가에 일부 생필품값도 올라
가격 감시기능 강화 필요성 커져
정부 “예산문제 때문… 올해는 추진”

정부가 편의점 물가를 지난해 초부터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1년이 넘도록 여전히 계획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편의점 활용 비중이 늘고,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 중이어서 편의점 물가는 서민들의 관심이 큰 통계 항목인데도 정부가 ‘공수표’만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월 소비자단체협의회를 통해 편의점 물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21일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당시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이 “올해는 늘어난 1인 가구가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행태를 반영해 편의점도 조사대상 장소에 추가하겠다”고 말했지만 1년 3개월이 넘도록 편의점 상품 가격이 관련 통계에 포함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모습. 연합뉴스
실제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매월 셋째 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서울시 25개구 및 경기도 10개시에 있는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 등 420곳에서 생활필수품 및 가공식품 39개 품목·83개 제품 가격을 조사하고 있는데, 편의점은 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다.

편의점 물가는 1인 가구 증가, 고물가 현상과 맞물려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 3사(GS25, CU,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8% 늘었다. 근거리 쇼핑 추세 및 간편식 수요 증가에 따라 생활용품(17.2%)과 즉석식품(12.1%) 등 전 품목에서 매출이 늘었다. 전체 주민등록세대 중 1인 가구 비율이 2015년 25.9%에서 2021년 40.3%로 증가하는 등 혼자 사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편의점 인기 상승 요인이다.

아울러 지난달 외식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7.6% 오를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한 푼이라도 먹거리 비용을 아끼려는 서민층의 편의점 수요도 최근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편의점에서 파는 일부 품목도 최근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CU와 세븐일레븐은 이달부터 즉석조리 치킨 가격을 각각 최대 12.5%, 25%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편의점 도시락 가격도 지난달 6.7%(전년 동월 대비) 올라 3월에 이어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삼각김밥도 지난 2월 3.0%로 2020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뒤 지난 3월과 지난달 각각 2.6%, 2.5%를 기록했다. 편의점 물가를 조사 항목에 넣어 업체 간 가격 경쟁을 유도하고 정부의 가격 감시 기능을 강화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셈이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은 “정부가 약속을 안 지키고 있는 부분은 정책 신뢰성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요 예산 문제로 행정적으로 지연된 것”이라면서 “올해는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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