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 1분기 영업익 개선…"中 의존도 줄이기 주효"

지난 3월 1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에서 이용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이 올해 1분기 공통적으로 매출은 줄고 영업익은 늘었다. 다이궁(중국 보따리상)들에 대한 송객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이들과의 거래가 줄어 매출은 줄었지만, 수수료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 실적공시에서 올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7542억원, 영업이익은 35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산롯데호텔(부산점, 김해공항점) 법인 실적은 제외된 실적이다.

다이궁 등 상업성 고객에게 지급하던 송객수수료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약 39.5% 감소했다. 반면 동남아, 일본 등 다국적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내국인 고객 매출이 신장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반영했던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 감면액이 당분기 사업보고서에 환입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롯데면세점 해외영업점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약 5배 신장했으며, 지난해에 이어 흑자를 이어갔다. 오는 6월 멜버른공항점 출점을 앞두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상업성 고객 비중을 낮추기 위해 경쟁비용을 효율화 하는 한편 사업실적을 고루 개선하여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국내·외 투자와 고객 혜택을 강화해 매출 회복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이 개선된 상황은 국내의 다른 대형 면세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1분기 매출이 60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8%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252억원으로 98%나 늘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보면, 매출은 46.6% 줄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1분기 매출 5112억, 영업이익 2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3.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64억원 늘면서 흑자 전환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대형 면세업체들이 다이궁 의존도를 줄인 성과로 풀이된다. 그간 면세점 업계에서는 국내 면세점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선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를 위해서는 다이궁과의 협상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항공 노선이 줄자 면세점 사업자의 협상력이 약해지며 송객수수료율이 40% 후반대까지 상승하기도 했던 터다. 송객수수료는 여행사가 다이궁을 면세점에 보내준 대가로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불하는 비용으로, 면세점의 영업이익과 직결된다. 면세점은 다이궁이 구매한 상품 금액을 송객수수료율에 따라 여행사에 지급하고 있다.

현재 면세점들은 올해 하반기에는 송객수수료율을 10~20% 정도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송객수수료을 줄이면서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 이익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