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붓질로 완성한 바다의 심연 [손이천의 '머니&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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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바닥에는 바다가 있어요. 거기 돛단배 한 척을 띄워 꿈의 항해일지를 써 내려가는 일, 그게 바로 내 작품이지요."
조각가로서 평생 물(物)을 탐구해온 작가는 고향 통영 앞바다의 풍경을 빌려온 차경(借景) 개념을 통해 물(水)을 통한 '반(反)조각'의 정신을 확장하며 독자적 회화 세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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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 출신의 조각가 심문섭은 한국 현대 조각의 흐름을 주도했다. 서울대 조소학과에서 공부하고 1985년부터 20년이 넘는 시간, 중앙대 예술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1970년대 초부터 '관계', '현전', '토상', '목신'을 거쳐, '메타포', '제시' 그리고 '반추'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물질 간 관계 속에서 상징성을 드러내는 왕성한 작업을 하며, 다양한 국제 비엔날레뿐 아니라 국제 조각 심포지엄에도 출품, 국제 미술계에서도 지명도를 넓혀왔다.
조각가인 작가가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회화와 사진들을 작업했는데, 이는 프랑스 아틀리에의 한계 속에서 작가적 표현을 확장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조각가로서 평생 물(物)을 탐구해온 작가는 고향 통영 앞바다의 풍경을 빌려온 차경(借景) 개념을 통해 물(水)을 통한 '반(反)조각'의 정신을 확장하며 독자적 회화 세계를 구축했다.
반복된 붓질로 완성된 심문섭의 회화는 바다의 이미지를 상기시키는 동시에 연속적으로 밀려오는 파도와 같은 이미지를 완성한다. 푸르다 못해 검푸름이 된, 세로로 그은 붓질만으로도 관객들을 바다의 심연 속으로 잠기게 한다. 전통 조각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조각의 영역을 확장했을 뿐 아니라 회화, 사진 작업까지 확장한 심문섭에게, 그가 태어나고 자란 통영의 바다와 자연은 지금까지 작업의 원천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경매에 출품된 100호 사이즈 작품 'The Presentation'은 9500만원에 낙찰되었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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