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동해안 지진 …"더 큰 지진 가능성 배제못해"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이상헌 기자(mklsh@mk.co.kr), 우성덕 기자(wsd@mk.co.kr) 2023. 5. 1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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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대 4.5규모 지진
강원·경북서 흔들림 감지
올들어서만 44번째 발생
"역단층 영향으로 보이나
오차 커 추가적 분석 필요"
한수원 "원전안전 문제없어"
강원도 동해시 인근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경기도 수원시 칠보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지진 대비 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6시 27분쯤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 중 44번째로, 규모가 4.0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동해 북동쪽 48~55㎞ 해역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번까지 규모 2.0 미만을 포함해 36차례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동해안 지역에 원전이 집중된 만큼, 정부도 안전 점검 및 유사시 상황에 대비한 조치를 준비 중이다. 행정안전부도 이날 오전 지진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하는 한편, 관련 부서 중심으로 '지진 비상대응반'을 운영하며 후속 상황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진은 2021년 12월 14일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일어난 이후 1년5개월 만에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 이상의 지진이다. 규모 4.0 이상으로 넓히면 지난해 10월 29일 충북 괴산군에서 발생한 규모 4.1의 지진 이후 7개월 만이다.

기상청과 지진 전문가들은 최근 동해시 해역에서 지진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해역지진이 과거 지진 활동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며 역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해역지진의 분석은 오차가 크기 때문에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동해해역 발생 지진에 대해 현재까지 관측 및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과거 지진 사례 수준의 간헐적 지진 발생 가능성은 상존하지만 일정 기간 연속 지진으로 발생한 유사 사례와 비교해 보면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으나 배제할 수는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동해에서는 1996년에 규모 4.2의 지진과 2019년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지진은 단층이 깨지거나 뒤틀리면서 지층에 축적되는 응력이 해소되는 일인데 이번 지진으로 단층의 응력이 전부 해소됐는지는 알 수 없다. 이번 지진 에너지가 주변에 전파돼 응력으로 축적되면서 다른 지진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미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난 4월 말부터 발생한 군발 지진이 단층의 응력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는 한편 단층을 부수는 역할도 했다"며 "애초에 단층이 가지고 있었던 응력량이 현재까지 풀린 양보다 많다면 한꺼번에 단층을 부수며 더 큰 지진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도 높은 지진으로 강원도와 경북 일부 지역까지 흔들림이 전해져 이를 감지한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진 피해는 없었지만 동해, 삼척, 강릉에서 18건의 유감 신고가 접수됐다. "집이 흔들리고 창문이 떨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는 신고가 대부분이었다. 인접한 경북 영주 2건, 안동에서 1건이 접수될 정도로 지진파가 컸다.

이날 김진태 강원지사는 지진 발생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응할 것을 관련 부서에 긴급 지시했다. 지진이 계속되자 경북 동해안에 위치한 원전들의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지진 진앙에서 100㎞가량 떨어진 경북 울진군에는 현재 한울원전 1~6호기와 신한울 원전 1호기 등 총 7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신한울 원전 2호기의 경우 현재 공사를 끝내고 발전을 준비 중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긴급지시를 내리고 "원전, 교통 등 국가 기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유사시 비상 대비 조치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내진 설계가 돼 있어 원전 운영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울원전 1, 2호기의 경우 진도 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고, 나머지 원전도 진도 6.5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다. 이는 원전 바로 아래 지하 10㎞ 지점에서 발생했을 때의 기준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전본부 관계자는 "현재 가동 중인 모든 발전소는 정상 운전 중"이라며 "이번 지진으로 인해 모든 원전은 지진계측 값이 지진경보 설정 값(0.01g) 미만으로 계측돼 지진 경보가 발생한 원전도 없다"고 밝혔다.

[박나은 기자 / 강민호 기자 / 이상헌 기자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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