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기차 이어 SMR 협력 물꼬 … 印尼 발판으로 동남아 공략
한국은 최고의 기술 파트너"
조코위 대통령 협력 의지
현대차 아이오닉5 생산 공장
LG엔솔 배터리 내년에 양산
산업차관 "SMR 협력 추진"
◆ 매경 글로벌포럼 ◆
풍부한 자원, 정부의 탄소중립 의지, 높은 성장 잠재력.
이 같은 삼박자를 갖춘 인도네시아가 한국의 전기차와 소형모듈원전(SMR) 기업들의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한국 측 예방단과 만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한국의 기술력과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전환 의지가 더해져 좋은 결실을 맺기를 희망한다"며 한국 기업과의 투자 협력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배터리 산업 공급망의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매우 적극적이다. 이날 조코위 대통령도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관련해 한국 기업인들이 대거 참여해달라"고 언급하며 양국 관계자들의 각별한 관심을 주문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핵심 광물인 니켈, 코발트 등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다.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20%가 넘는 2100만t이 이 지역에 묻혀 있다. 또 인도네시아 정부는 각각 2040년, 2050년부터 내연기관 오토바이와 사륜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고 전기차로 전면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에 빠르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40㎞ 거리에 있는 브카시의 완성차 공장은 아세안 지역 최초의 생산 거점이다. 이곳에선 전기차 아이오닉5를 양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물론 동남아 전체에서 생산된 최초의 전기차다. 아이오닉5가 올해 1분기에 인도네시아에서 1만대 팔리며 인기를 끌자 현지 생산량을 최대 3배 늘리기로 했다.
또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올해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조코위 대통령 예방에서 한국의 SMR 원전 세일즈도 물꼬를 텄다. 이날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조코위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인도네시아도 지형적 특성을 감안하면 SMR이 필요하다"며 "한국은 미국과 원전 SMR 협력을 합의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사업을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삼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전방위적 '원전 세일즈'는 최대 사업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에는 아직 상업용 원전이 없지만 최근 정부가 원전 도입을 공식화하며 진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현재 연구용으로 총 3기의 원자로를 보유 중이며 첫 상업용 원전을 2039년까지 짓겠다는 계획이다. 우라늄과 토륨 등 원료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핵연료 후처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술 보유국과의 협력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 한국형 원자력발전 도입을 검토하기 위해 한국으로 사절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해상 원전의 경우 현지 원전 개발사 '토르콘인터내셔널'이 추진하는 500㎿ 소형 원전 설비 사업에 대우조선해양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면담에는 조코위 대통령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내각의 핵심 참모들이 총출동했다는 점에서 향후 협력 확대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코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한국으로 치면 부총리급으로, 기획재정부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부처다. 최근에는 투자·에너지·관광 등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7개 부처 장관의 업무를 보고받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의 신수도 이전 프로젝트도 관장한다.
이 밖에 프라틱노 국무장관, 바릴 라하달리아 투자부 장관, 압둘 카디르 자일라니 외무부 아태·아프리카 총국장, 간디 술리스티얀토 주한 대사 등도 면담에 배석했다.
이날 예방단은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과 장승준 부회장을 비롯해 국회·정부·재계 핵심 관계자 19명으로 꾸려졌다. 정부 측에선 인도네시아와의 산업 협력을 논의하는 차원에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장영진 산업부 1차관, 이상덕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가 직접 자리했다. 또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 현신균 LG CNS 대표, 이영택 현대차 부사장(아세안권역본부장), 승범수 TSE그룹 회장, 선경훈 선치과병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회에선 김태호 외교통일위원장(국민의힘 의원)과 외통위 소속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우상호·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4명이 참석했다.
[특별취재팀=김대영 부국장(팀장) / 노현 기자 / 정승환 기자 / 우제윤 기자 / 오대석 기자 / 정주원 기자 / 박민기 기자 / 박제완 기자 / 김대은 기자 / 사진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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