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생 양심 미담’ 가게서 3인조 대낮 손님 면전서 ‘탈탈’ 털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무인 점포에서 결제기 현금을 훔친 3인조 털이범의 만행이 전해졌다.

지난 14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벌건 대낮에 손님 다 보는 앞에서 무인 가게 털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고대 양심 손님’으로 유명해진 무인 점포의 사장이라고 소개하며 사연을 전했다.

해당 사연은 한 고려대 학생이 지난 3월 무인점포에서 5000원짜리 물건이 500원에 잘못 입력된 것을 보고 자발적으로 정가를 내고 물건을 가져간 일이다. 이 사연은 기사화되며 훈훈함을 자아낸 바 있다.

A씨는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외국에서나 볼법한 일을 겪으니 피해 금액을 떠나 마음이 참 씁쓸하다”며 토로했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결제기를 털고 있는 모습.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글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0일 오후 4시 30분께부터 5시 30분까지 약 1시간에 걸쳐 발생했다.

처음에는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보이는 3명이 (남성 2명, 여성 1명) 가게 근처에서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그중 후드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 1명이 가게로 들어와 물건을 사는 척하며 동태를 살폈다.

탐색 작업이 끝난 남성은 곧바로 준비해 온 도구로 현금이 든 결제기(키오스크)를 뜯기 시작했다. 이들은 손님이 계속 드나드는 와중에도, 교묘하게 눈을 피하며 범행을 이어갔다.

그 사이 나머지는 밖에서 주변을 살피며 망을 봤다. 그렇게 주범은 1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결제기를 완전히 파손하고 현금을 모두 꺼내 갔다.

A씨는 “비웃기라도 하듯 대낮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젊은 남녀 일당 3명이 결제기를 부수고 현금을 탈탈 털어갔다”며 씁쓸해했다.

점포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이날이 끝이 아니었다. A씨는 “다시 영업을 정상화하기 무섭게 같은 일당으로 보이는 남자가 지난 14일 또 찾아왔다가 경고 방송에 달아났다”며 “이들을 보게 되면 112 신고부터 부탁드린다”고 부탁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