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비로...” 현금 260만원 남기고 극단 선택한 지체장애인, 두달 뒤 발견
경기 용인시의 한 공공 임대 주택에서 혼자 살던 50대 지체 장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지 두 달 만에 발견됐다. 그가 숨진 현장에서는 260만원 가량의 현금과 함께 “장례비로 써 달라”는 내용이 적힌 유서가 나왔다.
15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5시 40분경 용인시 기흥구 소재의 한 빌라형 원룸에서 A(5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몇 달째 인기척이 없는 집이 있다. 우편물도 가득하다’는 취지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집안에서 숨져있는 A씨를 발견했다.
현장에서는 타다 남은 번개탄이 발견됐다. 집에서는 A씨가 생전 모아 놓은 현금다발도 발견됐다. 작성일이 3월 9일로 적힌 유서도 있었다. 여기에는 “화장 후 유골을 산에 뿌려달라” “내가 모아 놓은 돈을 장례비로 사용해달라”는 내용이 적혔다고 한다.
유서에 적힌 내용과 시신 부패 정도로 미뤄볼 때 경찰은 A씨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두 달 전 사망했다고 봤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답변을 기다리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 등이 없어 국과수 답변이 나오는 대로 단순 변사로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용인시에 따르면, 숨진 A씨는 3급 지체 장애를 가진 기초생활보장수급자였다. 매월 60여만원을 수령해 홀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무연고 사망자 처리를 위해 시신을 용인시에 넘겼다. A씨 시신을 인계받은 용인시는 지난 12일 무연고 공영장례로 A씨 장례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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