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가 공격 본능 깨워" 고진영 역전승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5. 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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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우승
5타 뒤집은 임성재에 자극
"나도 할 수 있다" 자신감
스윙 완성도 높이기 위해
하루 20번 이상 코치와 통화
1년6개월만에 美 본토 우승
15일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이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고진영(28)의 준비된 우승이었다. 지난 3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우승 이후 만족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미국 본토 대회 우승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고진영이 결실을 맺었다.

고진영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 몽클레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고진영은 동타를 기록한 이민지(호주)를 1차 연장에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상금으로 45만달러(약 6억원)를 받은 고진영은 LPGA 투어 통산 15승째를 올렸다.

4타 차 공동 4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고진영은 전반에 3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12번홀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추가했지만 우승은 어려워 보였다. 이민지가 15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격차를 2타로 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기란 없었다. 16번홀에서 이민지가 보기를 범하자 고진영은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아채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간 고진영의 마무리는 완벽했다. 침착하게 파를 낚아챈 그는 보기를 범한 이민지를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세 번째 우승의 감격을 맛본 고진영은 "한 번도 하기 어려운 우승을 이 대회에서 세 번하게 돼 기분이 남다르다"며 "월요일 아침 한국 골프팬들에게 즐거운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번 우승이 값진 이유는 미국 본토에서 2021년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약 1년6개월 만에 정상에 올라서다. 이번 대회에 앞서 지난해와 올해 차지했던 우승은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이었다.

고진영을 지도하고 있는 이시우 스윙코치는 "지난해부터 고진영과 가장 초점을 맞춘 게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대회 우승"이라며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등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숙제와도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진영의 이번 우승은 철저한 준비가 만들어낸 것이다. 미국 본토 대회 우승이라는 결과를 위해 지난 3월 우승 이후 연습량을 늘렸다"며 "고진영이 왜 독하다는 소리를 듣는지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땀을 흘렸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했다. 고진영과 이 코치가 가장 집중적으로 훈련한 건 상체와 하체의 꼬임이다. 대회를 치르면서 스윙이 흔들린 고진영은 이 코치와 영상 통화 등으로 소통하며 흐트러진 스윙을 다잡았다. 이 코치는 "고진영과 하루에 20번 가까이 스윙 영상을 주고받았다. 영상 통화를 한 것은 고진영을 지도한 뒤 처음"이라며 "스윙의 완성도를 높이고 확신을 갖기 위한 고진영의 열정이 엄청났다. 이런 열정을 갖고 있는 선수라면 골프를 잘 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진영을 깨운 또 한 가지가 있다. 지난 14일 역전 드라마를 썼던 임성재(25)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우승이다. 고진영은 우승 직후 18번홀 그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임성재가 우리금융 챔피언십 최종일 5타 차이를 뒤집는 것을 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다행히 내가 원하는 골프를 했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를 잘했다"고 강조했다.

1차 연장에서 패한 이민지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고 애슐리 부하이(남아프리카공화국)가 10언더파 278타 단독 3위로 뒤를 이었다. 유해란(22)은 8언더파 280타 단독 4위에 포진했고 최혜진(24)은 3언더파 285타 공동 13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첫날 6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이번 대회를 시작했던 김세영(31)은 이날 5타를 잃고 1언더파 287타 공동 21위에 자리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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