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의심 계좌서 라덕연 측근 명의 대거 발견…'구속' 트리거됐나

김동필 기자 2023. 5. 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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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 등 3명이 구속된 가운데, 검찰이 주가조작 혐의를 뒷받침할 거래내역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라덕연 대표와 측근 명의 계좌가 통정매매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자료인데, 이번 구속영장에 적시되면서 구속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15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에 공문을 보내고, 라 대표 일당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주식거래 내역과 기존 금융당국의 조사 기록을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이에 앞서 통정거래에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전화번호 50여 개와 증권계좌 등을 특정해 거래소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화번호와 증권계좌는 앞서 경찰이 서울 강남구 H업체 사무실에서 확보했던 휴대전화 200여 대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요청에 따라 거래소는 증권계좌 250여 개와 인터넷 주소(IP) 등을 분석해 통정매매 정황이 있는 계좌를 추린 뒤 다시 검찰에 넘겼습니다. 

통상 주식계좌 등을 악용한 금융범죄 수사를 할 때 거래소는 수사당국의 공문에 따라 계좌 등을 상세히 분석해 자료를 넘깁니다.

일각에선 '압수수색 영장'으로 자료를 확보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수사팀에서 거래소로 계좌정보 제공 요청 공문이 있었고, 자료를 분석해 전달한 건 맞다"라면서도 "통상 증권범죄에서 공문으로 요청하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영장으로 처리된 건지는 확인해봐야 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 계좌 목록엔 라 대표와 최측근 변모씨, 투자자 접대 및 수익금 관리를 맡은 조모씨, 투자자 정보와 주식 매매 스케쥴을 관리한 장모씨, 의사 등 고액 투자자를 모집한 병원장 주모씨 등 계좌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라 대표 등이 지난달 24일부터 서류를 파쇄하고, 휴대전화를 넘기는 등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한 검찰은 라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결국 계좌 정보가 소환 통보나 조사 없이 핵심 3명을 체포해 구속할 수 있었던 배경인 셈입니다.

검찰은 현재까지 확보한 증거만으로 라 대표 등이 시세조종으로 2천642억 원의 부당 이득을 올리고 이 가운데 절반인 1천321억 원을 수수료로 챙겼다고 일단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시세조종 규모나 피해금액은 더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경찰 "라덕연 명예훼손 혐의, 고소인 조사부터…빠르게 수사 착수할것"
경찰은 김익래 전 다움키움그룹 대주주에 대한 라 대표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빠르게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입니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고소인 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 일단 조속히 고소인 조사를 먼저한 뒤 그 이후 절차에 따라서 수사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통상 고소장을 낸 주체를 먼저 불러 취지 등을 듣게 되는데, 김 전 회장 측을 불러 이를 먼저 듣겠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고소인 조사가 끝나면 라 대표 등 피고소인 조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폭락 사태 주범'으로 라 대표가 자신을 지목하자 그를 서울경찰청에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2일 고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영등포경찰서에 배당됐습니다.

당시 김 전 회장 측은 "(라 대표는)자신의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마치 김 회장이 위법행위를 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라면서 "악의적 의도를 갖고 교묘하게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신용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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