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리딩방 투자 위험 뻔히 알면서도 고수익에 베팅한 투자자들
최근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체(일명 주식 리딩방)가 활개 치면서 증권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큰돈을 벌 수 있다"고 꼬드겨 돈을 챙긴 후 잠적하거나, 곧 상장될 것처럼 속여 비상장주식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심지어 투자 대가인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을 사칭한 주식 리딩방까지 등장하는 등 사기 행태가 갈수록 교묘하고 대담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체 수는 2020년 1254개에서 올해 5월 현재 2139개로 70%가량 증가했다. 유사투자자문업체는 금융당국에 신고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는 업체로 '투자 자문'이라는 문구를 법인명에 쓸 수 없고, 일대일 자문도 할 수 없다. 만약 고수익, 원금 보장 등을 내걸고 일대일 조언을 해준다고 하면 이는 증권사기로 봐야 한다. 카카오톡, 유튜브 등을 통해 일대일로 주식 종목을 찍어준다거나,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시점을 알려준다고 해도 의심해봐야 한다.
사기꾼들이 허무맹랑한 조건을 제시하는데도 이런 유혹에 넘어가 사기를 당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주식 리딩방 피해 관련 상담 건수는 2018년 7625건에서 지난해 1만8276건으로 2.5배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는 딱한 사연이 있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턱없이 높은 고수익에 현혹돼 투자 위험을 뻔히 알고도 베팅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감언이설에 속아 해당 업체의 정보를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고 돈을 맡긴 투자자까지 정부가 구제할 수는 없고, 구제해서도 안 된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개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난립하고 있는 불법 리딩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리딩방에 숨어서 은밀하게 사기 행각을 벌이는 이들을 모두 색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투자자들이 일확천금의 유혹에 휘둘리지 말고 증권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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