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 라운지] "빚투, 가치투자의 적 … 신용거래 자제를"
CFD, 증권사 이익 기여하나
투자자 손해 우려 도입 안해
SG發사태 업계 반성 계기
빚투는 투자 운신의 폭 좁혀
'투자로 걱정하는 밤을 보내서는 안 된다. 빚을 피하라. 한 번의 실수가 당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지 마라.'
자본시장에서 300조원이라는 거부를 쌓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투자 철학이다. 최근 소시에테제랄(SG)증권발 차액결제거래(CFD)로 인한 주가 폭락 사태를 맞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알지만 지키기 어려운 이 격언을 실천하고 있는 증권사로는 신영증권이 꼽힌다. 자기자본 대비 '빚투' 비중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영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율은 4.5%로 자기자본 1조원 이상 18개 증권사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업계 평균인 50%와 비교해도 크게 낮다. 그럼에도 신영증권은 67년이라는 짧지 않은 역사 중 52년을 연속으로 흑자 경영해왔다.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사진)은 신용 거래가 증권사 이익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고객 이익에는 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이유로 CFD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FD란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을 이용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하며, 그 차액을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거래다. 가진 돈의 2.5배에 해당하는 자산을 신용을 통해 매수할 수 있지만 정해진 기간 내 갚지 못하면 강제로 자산을 청산당할 수 있다.
CFD는 파생상품 중 하나로 투자 위험도가 높아 전문 투자자에 한해 거래가 허용되는데, 2019년 당국이 개인 전문 투자자 자격을 대폭 완화하면서 보편화됐다. 당시 다수 증권사가 이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황 사장은 "업계 평균인 자기자본의 50%를 신용공여했다면 이익은 연간 120억~180억원으로 예상된다"면서도 "(CFD가) 단기 투자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장기 투자하는 고객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이 지향하는 가치 투자는 시장이 가진 비합리성에 주목한 투자다. 시장은 늘 과잉 낙관과 과잉 비관을 오가는데, 시장이 과잉 비관에 빠져 있을 때가 좋은 주식을 값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다만 시장은 합리적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서 저평가된 주식이 제값으로 수렴할 때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투자 행위는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즉 시장이 가지고 있는 비합리의 시간을 견뎌낼 수 있는 여윳돈을 가지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외상으로 자산을 매입하는 것은 투자에 '만기'를 설정함으로써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황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증권 투자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리지 않도록 금융투자 업계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금융투자 업계는 투자자에게 외상으로 주식을 사라고 권유하거나 이를 방조해선 안 된다"며 "전문 투자기관으로서 투자자를 보호할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단기간에 일확천금을 노린 무모한 신용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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