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급증 '슈퍼섬유' 아라미드…국내 3사 증설 속도전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5G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이른바 '슈퍼 섬유'라 불리는 차세대 산업 소재 아라미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아라미드 생산 설비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글로벌 시장에서 아라미드 수요는 7만 톤(t)으로, 전년 대비 16%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라미드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며 2026년까지 매년 12%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라미드는 중량이 강철의 20% 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가 5배 이상 높고, 500도 이상의 고열에도 견딜 수 있어 '슈퍼 섬유'로 불리는 신소재다. 이에 전기차 타이어코드, 5G 통신용 광케이블, 방탄복 등에 쓰인다. 특히 자동차, 방위 산업에서 다양한 용도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5G 광케이블, 전기차 타이어용 수요도 추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라미드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늘면서 코오롱인더스트리, 효성첨단소재, 태광산업 등 국내 산업 소재 업체들도 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총 2천400억원을 투입해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현재 연 7천500t에서 두 배 수준인 연 1만5천t으로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5G 통신망, 전기차 등 빠르게 증가하는 첨단산업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220여억원을 추가 투입해 구미공장에 아라미드 펄프 생산라인 증설 계획도 발표했다. 증설이 완료되면 기존 아라미드 펄프 생산능력(Capa) 1천500t과 합쳐 총 3천t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아라미드 펄프는 원료인 아라미드 원사 절단 후 물리적 마찰을 가해 부스러기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같은 무게의 강철 대비 5배 이상 강도를 가진 소재인 아라미드는 내열성, 내마모성의 특성을 바탕으로 브레이크 패드(Break Pad), 클러치(Cultch), 개스킷(Gasket) 등 차량 제품의 보강재 역할을 한다.
특히, 아라미드 펄프를 보강재로 사용하는 NAO(Non-Asbestos Organic)계 브레이크 패드는 강섬유(Steel fiber)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기존 브레이크 패드 대비 분진이 70% 감소해서 친환경적이다. 또 ▲소음 저감 ▲우수한 제동력 ▲부품 내구성 증대 등의 강점이 있다. 앞으로는 아라미드 펄프를 타이어 고무 보강재뿐 아니라 우주항공 소재 등 복합소재 시장으로 용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노수용 코오롱인더 아라미드 사업부장은 "이번 펄프 증설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아라미드 원사 생산라인 증설 완료 후 풀(Full)판매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라미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고객이 찾을 수밖에 없는' 코오롱인더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광산업도 총 1천450억원을 투자해 울산 화섬공장 아라미드 증설을 추진 중이다. 2025년까지 연산 3천500t을 증설해 총 5천t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태광산업은 2010년 아라미드 제품 착수 후 2015년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아라미드 고유 브랜드 '에이스파라'를 출시했고, 아라미드 섬유, 연사, 단섬유, 방적사, 직물 등 여러 형태의 제품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증설을 통해 다양한 상품 구성을 통한 제품 경쟁력과 고생산성 설비를 활용한 원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판매 확대를 통한 시장점유율도 높인다는 목표다.
효성첨단소재는 2003년 자체 기술로 아라미드를 개발해 2009년 상업화에 성공했다. 2021년 울산 아라미드 생산라인 증설에 612억원을 투자해 생산량을 기존 연간 1천200t에서 3천700t으로 약 3배가량 늘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라미드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어 풀(full) 생산 체제를 유지하며 대응해도 고객사의 주문을 다 받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증설 예정 물량도 이미 상당 부분 고객처를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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