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코인사태에 P2E 게임업계 ‘긴장’···위메이드, 연관성 공식부인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대 가상화폐 ‘위믹스’ 보유 논란이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게임 규제 완화를 위한 ‘입법 로비 의혹’으로 확대되면서 게임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위메이드는 김 의원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15일 김 의원의 가상화폐 보유 논란과 관련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를 압수수색했다. 빗썸과 업비트는 김 의원의 가상화폐 전자지갑이 등록된 거래소다. 또 카카오톡 블록체인 계열사인 클립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법조계와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이날 빗썸과 업비트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김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내역 등을 확보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위믹스 코인 85만개를 빗썸에서 업비트 전자지갑으로 이체했다. 수사의 초점은 김 의원이 지난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위믹스를 보유·거래했던 경위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지난해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김 의원의 코인 의심 거래 명세와 관련 자료를 넘겨받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두 번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김 의원이 위메이드나 관계사로부터 위믹스를 대량으로 받은 정황이 드러날 경우, 검찰이 위메이드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할 가능성도 있다.
위믹스는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싱가포르 소재 위믹스 법인을 통해 2020년 발행을 시작한 게임코인이다. 이용자들은 위메이드의 P2E 게임 ‘미르4’ ‘미르M’ ‘에브리팜’ 등에서 사용되는 각각의 게임머니를 위믹스로 바꿀 수 있고, 위믹스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김 의원이 비트코인·이더리움 등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위믹스를 한때 위메이드 대표보다 많은 분량을 보유한 배경에 대해 ‘프라이빗 세일’이나 ‘에어드롭’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됐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 조사 과정에서도 김 의원이 실제로 에어드롭 방식으로 일부 가상화폐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프라이빗 세일은 가상화폐 발행사가 일부 투자자들에게 코인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것으로, 주로 상장 전에 진행된다. 에어드롭은 이벤트나 마케팅 차원에서 신규 코인을 무상으로 주는 행사다.
위믹스 재단의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2020년 10월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상장되기 전 5190만개 분량의 위믹스를 투자자들에게 ‘프라이빗 세일’ 방식으로 유통해 프로젝트 자금을 확보했다.
위메이드는 이후 추가 거래소 상장과 신작 게임 및 플랫폼 출시 때마다 적게는 수만 개에서, 많게는 100만개의 위믹스를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에어드롭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위메이드는 이날 장현국 최고경영자(CEO) 명의 입장문을 내고 김 의원과 연관성을 처음으로 공식 부인했다.
위메이드는 “국회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적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가짜 뉴스를 생산·유포하는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하고, 민·형사상 모든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게임업계에서는 검찰이 위메이드를 수사할 경우, 그간 새로운 산업으로 보고 투자해온 블록체인 게임 산업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사회에 부회장사 자격으로 참여하는 12개 국내 대형 게임사는 모두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보여왔다. 네오위즈·넷마블·위메이드·카카오게임즈·컴투스는 자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넥슨코리아·NHN·웹젠·펄어비스·크래프톤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을 개발하고, P2E와 거리를 둬온 엔씨소프트·스마일게이트도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한 적이 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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