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가야?" 촬영이 얼마나 벼슬? 시민 욕까지 하는 '촬영 갑질'[★FOCUS]

한해선 기자 2023. 5. 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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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한해선 기자]
티빙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 배우들 /사진=각 소속사

촬영장 민폐 논란이 또 발생했다. 이번엔 드라마 스태프가 행인에게 "빠가야?"라고 욕설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15일 티빙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 제작진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빠가야?"라고 모욕성 발언을 한 것에 공식 사과했다.

제작진은 "지난 주말 촬영 장소 정리 및 안내를 위해 당일 고용된 보조 스텝의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제작 과정에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앞으로 보다 철저한 현장 관리를 통해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식 입장문을 배포했다.

앞서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이 지난 14일 코엑스의 조형물 앞에서 외국인이 사진 요청을 해 사진을 찍고 있던 중 촬영 스태프로부터 욕설을 들었다고 글을 올렸다. 작성자에 따르면 이 스태프는 사진 촬영을 하지 말라고 한 후 자신에게 "빠가야?"라고 다짜고짜 성질을 냈다고. 작성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황당하고 억울하다면서 "치욕스러운 일을 죽을 때까지 못잊을 거 같음"이라고 적기도 했다.

시민들이 지나가거나 거주하는 공간에서 대뜸 촬영을 하며 생활권을 침범해놓고 민폐를 준 촬영팀의 사례가 지속적으로, 적지 않게 들려오고 있다.

/사진=채널A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배우들 /사진=각 소속사

지난달 11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 주민들은 채널A '하트시그널4' 촬영 주택에서 새벽까지 촬영을 하느라 드론 소리 등 소음으로 괴로워하며 민원을 제기, 경찰이 출동한 일이 있었다. 이에 채널A 측은 "촬영장에서 발생한 소음과 관련해 앞으로 더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최근 박보검, 아이유 주연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측은 축제 현장이었던 고창 청보리밭에서 촬영을 진행하다 방문객들과 갈등을 빚었다. 한 네티즌은 '고창 청보리 축제 드라마 촬영 민폐'라는 제목과 함께, 지난달 19일 고창 청보리 축제에 갔다가 유채꽃밭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드라마 스태프가 관광객의 동선을 통제하고 촬영을 제지해 갈등을 빚었다고 글을 게재했다.

이에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는 "안전한 촬영과 스포일러 유출 방지를 위한 과정에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귀중한 시간을 내어 방문하신 분들에게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며 "촬영을 양해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촬영 과정에서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SBS 드라마 '7인의 탈출' 배우들 /사진=각 소속사

40대 남성 A씨가 박은빈이 출연하는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촬영장에 벽돌을 던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었다. 지난달 26일 새벽 3시25분쯤 종로구 창신동의 드라마 촬영장에 A씨가 던진 벽돌에 20대 여성 스태프 B씨가 맞아 다쳤고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이 사건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빛과 소음 때문에 짜증나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A씨가 잘못한 부분도 명백하나, 일각에선 새벽에까지 촬영을 이유로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 촬영팀 잘못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황정음, 엄기준 출연의 SBS 드라마 '7인의 탈출' 팀은 가정집 대문을 막는가 하면, 소방로에 불법 주차를 해 민폐를 끼쳤고, 조병규의 복귀작인 '찌질의 역사' 팀도 가정집 대문을 차량으로 막아 쓴소리를 들었다. 지난해 3월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 팀도 쓰레기 무단 투기 및 흡연, 밤늦은 시간 촬영과 소음공해 등으로 논란이 됐다.

오죽하면 '촬영이 벼슬이냐'란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제작진이 시청 등에서 촬영 장소 허가를 받았더라도, 촬영지 반경엔 그 '허가 사실'조차 모르고 돌연 '시야 테러', '고막 테러'를 입어 황당한 입장의 시민들이 대다수다. 거기에 '욕설 테러'까지라니. 촬영이 시민의 기본 생활권보다 더 우선이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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