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손쉽게 바꾸는 데스크톱 디자인, 마이크로닉스 EH1-몬드리안
2023. 5. 15. 17:10
2019년, 삼성전자는 냉장고 도어 패널의 색상 및 디자인을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를 처음 선보였다. 한번 구매하면 새로 구매할 때까지 바꿀 수 없는 냉장고의 디자인적 한계를 무너뜨리고, 사용자가 원하는 색상과 디자인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한 시도였다. 현재 비스포크 냉장고는 도어 패널을 하나의 생태계로 구축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고, LG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 냉장고 패널의 색상을 19만 가지로 조합할 수 있는 무드업(MoodUP) 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두 종류의 냉장고 모두 배색의 조합을 단순화한 것인데, 이것만으로 많은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데스크톱 컴퓨터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시작됐다. 국내 컴퓨터 주변기기 제조사 ‘마이크로닉스’가 내놓은 ‘EH1-몬드리안(MONDRIAN)’이 그 주인공이다. EH-1 몬드리안은 네덜란드의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그림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데스크톱 케이스로, 세 가지 색상의 도어 패널을 활용해 총 27가지 색상으로 조합할 수 있다. 데스크톱 역시 냉장고처럼 한번 조립하면 디자인이나 구성을 바꾸기 어렵지만, EH1-몬드리안을 사용하면 원할 때마다 색상을 바꿀 수 있다. 직접 제품을 조립해 디자인과 구성을 살펴봤다.
EH1-몬드리안, 최대 6 팬 및 435mm VGA 지원
EH1-몬드리안은 높이 506mm, 길이 468mm에 두께 235mm의 미들타워 데스크톱 케이스로, E-ATX 폼팩터를 지원하므로 일반적인 미들타워보다는 조금 더 크고 두껍다. 전면의 디자인은 몬드리안이 추구했던 직선의 미학을 반영한 듯 깔끔한 삼원색과 무채색으로 구성돼 있고, 측면은 백색 및 검은색으로 깔끔함을 더했다. 철판 두께는 0.8mm로 저가형 제품보다 1.5~2배 두껍고, 측면 강화유리는 4mm로 충분히 두껍다. 특히 나사 체결 방식이 아닌 원터치로 고정되기 때문에 쉽게 유리 및 커버를 분리할 수 있다.
전면 패널은 화이트 모델에서 백색, 회색, 핑크색으로 조합되며, 블랙 모델에서 오렌지색, 오렌지색, 남색, 노란색으로 구성된다. 이중 두 조각은 유광 처리, 한 조각은 무광 처리해 단조로움을 피했다. 기본 색상에 두 개 세트를 모두 구매하면 총 27가지 조합으로 색상을 바꿀 수 있다. 녹색, 베이지색, 검은색으로 구성된 컬러 패널은 5월 중에 별도 판매될 예정이며, 가격은 2~3만 원대가 유력하다.
패널을 교체할 때에는 하단 손잡이에 힘을 줘서 빼낸 다음, 뒷면에 나사를 분리하고 새 패널을 끼운다. 커버 안쪽에는 여유 공간이 있어서 120mm 쿨링팬 세 개를 배치할 수 있고, 쿨링팬용 필터가 장착돼 먼지 유입을 방지한다.
뒤쪽 측면은 타공 돼 있어서 주변 기기 거치를 위한 후크를 걸 수 있고, 또 흡배기 구성에도 좋다. 외부입력 인터페이스는 상단부에서 타공 쪽 방향으로 배치돼 있으며, 좌측부터 전원, 재부팅, 3.5mm 마이크, 35mm 헤드폰 단자, USB 2.0, USB 3.0, USB 3.1 C형 단자, 동작 LED가 있다. 고속 충전 단자 등이 없는건 아쉽지만, 데이터 전용 용도로는 가볍게 쓰기 좋다.
장착 가능한 시스템은 대형 메인보드인 E-ATX와 일반 제품인 ATX, 보급형인 M-ATX, ITX를 모두 지원하며, 그래픽 카드는 285mm에서 최대 435mm까지 장착할 수 있다. 가장 큰 축에 속하는 엔비디아 RTX 4090의 가로 길이가 360mm, 두께 150mm 정도니 문제없이 쓸 수 있다. 파워 서플라이는 스탠더드 ATX를 지원하고, 최대 360mm까지 장착할 수 있어 어떤 제품이든 장착할 수 있다.
쿨링팬은 전면에 140mm 세 개, 후면에 140mm 한 개가 있어서 기본 흡기 및 배기는 충분하다. 특히 메인보드 후면 방향에 140mm 쿨링팬 하나가 추가로 있어서 메인보드 전원부의 발열도 약 6~7도까지 줄인다. 쿨링팬은 상단에 120mm 세 개 혹은 140mm 세 개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고, 전면의 커버 안쪽에도 120mm 쿨링팬 세 개를 장착할 수 있다. 또한 측면에 타공 된 부분을 통해 배기가 이뤄져 안쪽 측면에 120mm 쿨링팬을 배치할 수 있다.
일체형 수랭 쿨러는 상단 및 전면에 240, 280, 360mm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내부에 240mm 쿨러를 장착할 수 있다. 그래픽 카드 길이가 긴 경우 상단에 최대 360mm 쿨러를 장착할 수 있으며, 그래픽 카드가 380mm인 경우 전면에 360mm 쿨러를 장착할 수 있다. 대신 안쪽에 수평으로 장착할 때는 그래픽 카드 길이가 285mm까지만 가능하며, 이때 240mm 쿨러를 장착할 수 있다. CPU 쿨러는 최대 180mm까지 지원하므로 워크스테이션 용도가 아닌 일반 중형 쿨러까지는 다 장착할 수 있다.
EH1-몬드리안에 E-ATX 폼팩터인 기가바이트 X670E 어로스 마스터와 길이 287mm의 AMD 라데온 RX 7800 XTX, 그리고 240mm 공랭식 쿨러를 직접 조합했다. 대형 메인보드임에도 상단과 측면 모두 여유공간이 남으며, 후면에 쿨링팬 두께만큼 여유공간이 있어서 전선을 정리하기도 편하다. 공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어떤 부품을 먼저 조립하더라도 크게 상관이 없다. 또한 그래픽 카드 거치대도 메인보드에 직결하는 방식이라 고정력이 상당하다.
이외에 저장 장치는 후면에 2.5인치 SSD 두 개를 장착할 수 있고, 파워 서플라이 측면에 3.5인치 하드디스크 두 개까지 적재할 수 있다. 그리고 PCI 익스프레스 슬롯도 총 7개를 제공하며, 그래픽 카드를 세워서 장착하는 경우를 고려해 PCIe 슬롯을 세로로 배치할 수도 있다.
넉넉한 여유공간과 편의성 만족, 가격은 조금 높은 편
마이크로닉스 EH1-몬드리안은 인테리어에 자주 변화를 주고 싶은 사용자부터 E-ATX까지 지원하는 큰 크기의 데스크톱 케이스를 찾는 사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전면 패널이 기본 상태에서 세 가지 색상이긴 하나, 나중에 구성이 질릴 때쯤 새 패널을 추가해서 다양한 색상 조합으로 바꿔볼 수 있다. 물론 섀시 색상은 나중에 변경할 수 없으니 처음에 흰색 및 검은색 중 마음에 드는 색상을 고르는 게 좋다.
특히 내부 구성 면에서도 쿨링팬과 쿨러의 여유에 배치가 있고, 또 PCIe 라이저나 메인보드 후면 쿨링 등 부가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서 고사양 데스크톱 구성에도 적절하다. 후면 안쪽에 aRGB 싱크 모듈이 있어서 PMW 4핀 혹은 aRGB3핀 LED를 장착해 88가지 LED 효과를 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가격은 12만 8천 원대로 보급형 데스크톱 케이스와 비교해 두 배는 비싸다. 추후 업그레이드 시에도 공간 걱정이 없고, 또 0.8T의 두꺼운 철판 두께, 전면 패널 교체 등의 프리미엄 급 구성을 고려하면 납득할만한 가격대다. 고사양 데스크톱을 맞추고도 케이스가 자주 질리는 느낌이라면 괜찮은 선택지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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