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85% 급증한 농심...라면3사 깜짝 실적

지영호 기자 2023. 5. 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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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라면시장 1위 농심이 1분기 증권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인기가 올해도 이어졌고 원가인상을 이유로 소비자가격을 인상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물류비 등의 부담을 완화하지 못한 삼양식품은 이익률이 떨어져 사업구조 개편의 필요성이 커졌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라면업계 매출 1위 농심의 1분기 매출은 8603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7363억원보다 16.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43억원에서 637억원으로 85.8% 급증했다. 1분기 증권사 예상 실적 평균(컨센서스)이 456억원(33% 증가)임을 감안하면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다.

농심은 미국 시장의 급성장이 1분기 실적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미국법인의 매출은 1647억원으로 1175억원이던 전분기를 훌쩍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180억원을 기록해 26억원에 그친 전분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4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2공장이 1분기에 반영된데다 유통채널별 구매 물량이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일례로 미국의 대형마트인 샘스클럽(Sam`s Club)에서 117%, 코스트코(Costco)에서 5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국제 원자재가격의 안정으로 원가부담이 줄어들었고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견고한 실적을 나타냈다. 1분기 국내시장 매출은 6451억원으로 전년동기 5768억원보다 11.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85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252억원보다 52.7% 증가했다. 농심은 지난해 2분기 국내 시장에서 24년만에 적자를 기록하자 2021년 8월에 이어 지난해 9월 라면가격을 각각 6.8%, 11.3% 인상한 바 있다.

농심 측 관계자는 "미국에 수출했던 물량이 2공장 가동으로 현지 생산으로 전환되면서 국제운임이 감소했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매출증가와 가격인상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오뚜기 역시 1분기 8567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동기 7424억원보다 15.4% 늘었다. 영업이익은 653억원으로 590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0.7% 증가했다. 오뚜기의 영업이익 역시 컨센서스 625억원을 넘어섰다.

오뚜기는 라면류와 간편식류의 매출이 늘어나고 냉동피자 계열사 조흥이 연결실적으로 편입된 결과라고 밝혔다. 조흥은 함태호 오뚜기 창업주의 친동생인 함승호씨가 조흥화학공업로 운영하다 2002년 오뚜기에 편입됐다. 그동안 국내 냉동피자 1위 오뚜기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라면 비중이 25%인 오뚜기는 80%가 넘는 다른 라면기업에 비해 라면 의존도가 높지 않아 라면 품목의 성장이 뚜렷하게 반영되진 않는다.

오뚜기 관계자는 "국내 판매 증가와 조흥 연결편입 효과로 매출이 증가했다"며 "가격인상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2021년 8월에 이어 지난해 10월 각각 11.9%와 11.0%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올해 1조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삼양식품은 1분기 매출 증가로 목표치를 향해 순항 중이다. 1분기 연결기준 2455억원으로 전년동기 2022억원 대비 21.5%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45억원에서 2.6% 감소했다. 시장 예측치는 260억원이었다. 삼양식품은 2021년 8월과 지난해 11월 각각 6.9%와 9.7% 가격을 올렸지만 이익 감소를 막지 못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매출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밀가루, 설탕 등 원자재 가격이 올랐고 물동량 증가로 내륙 물류비가 늘어나면서 매출 원가가 많이 상승했다"며 "앞으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사업구조의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 절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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