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계, 단체행동 고심…파업 대신 '면허 반납·정당 가입' 추진

음상준 보건의료전문기자 2023. 5. 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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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계는 간호법 제정안을 거부한 정부와 여당을 대상으로 파업보다는 면허증 반납, 정당 가입을 통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쪽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간호계 한 관계자는 "간호사들을 싸잡아 비난하고 한쪽 의견만 듣는 정부와 여당이 간호법 제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끝까지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다. 간호법을 절대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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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협 "국민 담보로 파업 안해"…항의표시는 이어갈듯
또다시 국회 문턱 넘기 어려운 현실적인 상황도 고려
대한간호협회 간호사들이 12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3.5.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보건의료전문기자 = 간호계는 간호법 제정안을 거부한 정부와 여당을 대상으로 파업보다는 면허증 반납, 정당 가입을 통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쪽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가 명확해진 만큼 당장의 파업이 대응력을 갖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치적인 지형이 바뀌지 않는 한 간호법 제정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간협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간호법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더라도 의사단체를 포함한 다른 보건의료 단체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파업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간호법 제정안이 거부된 만큼 어떤 형태로든 단체행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간협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회원 10만3743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적극적인 단체행동이 필요하다'라는 응답이 98.6%(10만3743명)에 달했다.

단체행동 방식에 대한 질의에서는 면허증 반납 운동 64.1%(6만7408명), 1인 1정당 가입하기 클린정치 캠페인은 79.6%(8만3772명)이 찬성 의사를 보였다.

당초 간호계의 가장 강력한 저항수단으로 여겨진 'PA(진료지원간호사·Physician Assistant)' 업무를 거부하는 방식보다는 면허증을 반납해 정부와 여당에 대한 항의를 표시하고, 정치적인 영향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간협이 의사단체처럼 파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다른 방식으로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의료기관 종사자인 간호사 신분상 PA 업무를 단체로 거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간호계 내부적으로는 간호법 제정을 위한 장기전에 돌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간호법이 또 다시 국회 문턱을 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오는 2023년 총선 이후에 또다시 간호법 제정을 추진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반응이다.

간호계 한 관계자는 "간호사들을 싸잡아 비난하고 한쪽 의견만 듣는 정부와 여당이 간호법 제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끝까지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다. 간호법을 절대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호법은 법 조항 중 지역사회 문구와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조항 등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호법안 관련 입장 발표 브리핑에서 "간호법은 의료현장에서 직역 간 신뢰와 협업을 깨뜨려 갈등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이 경우 제일 중요한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장관은 의료에서 간호를 분리할 경우 국민 권리를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간호 업무를 확대하면 국민들이 의료기관에서 간호 서비스를 충분히 받기 어렵고, 의료기관 외 사고에 대해 보상 청구와 책임 규명이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김영경 간협 회장은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그에 따라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현재 단체행동 수위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간호법안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3.5.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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