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대통령 거부권’ 움직임에 민주당 “행정독재” 반발
박광온 “거부권, 무겁고 신중해야”
정청래 “국민이 尹에 거부권 행사할것”
尹, 16일 국무회의서 재의권 요구할듯
‘양곡관리법’에 이은 두 번째 거부권 행사로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두고 “국민 모욕”, “행정 독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15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간호법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지도부에서 결정하겠지만 바로 용산 대통령실로 쫓아갈 것”이라며 “가서 항의하고 기자회견하고, (공약을 냈다가 말을 바꾸고) 스스로 부정하는 사람과 여당에 대해 분명하게 비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반복되는 거부권 행사는 입법부를 무시하는 것이자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거부권은 무겁고 또 신중해야 한다. 남발하게 되면 그 무게가 너무 가벼워진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당정회의까지 열어 재의요구를 결정했다”며 “해법을 내놓는 당정회의가 아니라 거부권을 건의하는 당정이라니 국민 보기에 참으로 민망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거부권 행사에 “협조하겠다”고 비꼬았다. 그는 같은 날 회의에서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계속 행사하시도록 저희도 협조하겠다. 대통령께서는 계속 거부권을 행사하시면 된다”며 “그러다가 국민이 대통령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날도 머지않았다는 점도 알아주시라”고 경고했다.
정 최고위원은 정부여당이 ‘민주당 주도로 간호법이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입법독주”라고 비판하는 것과 관련해서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행정독재’,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일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간호법 제정안은 지난달 27일 민주당의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재 의료법에 규정된 간호 업무를 별도의 법으로 독립시키는 내용으로, 간호사의 활동영역 등 업무 경계를 명확히 하고, 간호사 처우 개선에 대한 국가 책무를 명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간호법을 ‘민생 법안’으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선 공약으로 표를 얻고 이제는 ‘간호사 이기주의법’도 모자라 ‘의료체계 붕괴법’이라며 압박하고 있다”면서 “간호사의 진심을 왜곡하고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가르는 분열정치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국민과의 약속’을 스스로 부정하는 자기모순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라며 “국회 논의결과를 무시하고 내 뜻에만 맞는 법만 수용하겠다는 독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정의 건의에 따라 윤 대통령은 오는 16일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간호법에 대한 재의요구를 국회에 요청할 전망이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법안의 정부 이송 후 15일 이내로 법안에 대해 재의 요구가 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19일까지 간호법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후 외교 일정이 예정돼 있어 결정을 미루기 어렵다.
간호법이 국회에 돌아오면 윤 대통령의 ‘제1호 거부권’인 양곡관리법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 정국은 더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 53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의결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중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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