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재판 5개 ‘혐의 구조’ 바꾼 검찰···법원은 ‘난감’, 김만배·이재명은 ‘반발’

강연주 기자 2023. 5. 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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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사업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2월1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법원이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해 ‘난감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검찰은 지난 3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소하면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비롯한 대장동 일당의 공소장에 적힌 배임액을 ‘최소 651억원’에서 ‘4895억원’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지난 1년 반 동안 이 사건을 심리해온 재판부는 사건의 기본 구조부터 다시 살펴보게 됐다. 김만배씨 등의 변호인도 “방어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15일 열린 김만배씨·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남욱 변호사·정영학 회계사 등의 재판에서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과 향후 심리 절차를 주로 논의했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최소 651억원이던 대장동 일당 5명의 배임 혐의 액수를 4895억원으로 변경해달라고 재판부에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변경한 공소장은 기존 재판부가 1년 이상 심리한 업무상 배임에 대해 기본 구조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내용”이라며 “상당 부분은 저희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부분을 심리해야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들이 저희 재판부만 아니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을 심리하는) 다른 사건 (재판부)에서도 고민이 안 될 수가 없다”며 “이 사건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이 심리속도가 천차만별인 대장동 사건 다른 재판에 미칠 영향을 특히 우려했다. 김만배씨 등 대장동 일당 5인의 배임 사건은 심리가 시작된 지 1년이 넘은 반면 이재명 대표의 배임 혐의 재판은 지난주에야 첫 공판이 열렸다.

대장동 민간사업자 측도 연관된 5개 재판이 각기 따로 진행돼 방어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만배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된 3개 사건의 공동정범으로 기소가 된 상태인데 정작 재판은 따로 받고 있다”며 “성남시나 성남도시개발공사 상대로 조사가 이뤄진 자료는 저희가 알 수 없어 방어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했다. 남욱 변호사 측 변호인도 “(공소장 변경 등) 추가 기소된 사건 관련해서도 증거조사 필요하다”며 “1심이 언제 끝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방어권을 어떻게 행사해야 할지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재판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공소장이 변경돼 앞서 기소된 대장동 일당 5인의 재판과 비슷한 공소사실을 다투게 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 사건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는 “(대장동 일당 5인 재판에서도) 공소장 변경이 요청된 상태”라며 “우리 재판부와 심리가 거의 겹치다보니 심문을 다시 하자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모관계 관련해서는 (이 대표 사건이) 핵심인데 이 사건 결과를 보고 같이 판단해야 하는 것인지 재판부끼리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검찰이) 도대체 왜 같은 사건을 쪼개서 기소했는지 의문”이라고 항의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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