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데 후쿠시마 오염수 마셔도 안전하다는 英 석학 이유는?
지나친 방사능 공포 경계···자연 방사선 80% 수준
삼중수소 12일후 사라져···시찰단 검증은 필요
"후쿠시마 방사능 사망자 없어, 과학적 접근해야"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바닷물로 희석되지 않은 원전 내 저장탱크 속 오염수 1리터를 당장 컵에 따라 마실 수 있습니다.”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 명예교수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처리 검증과 관련해, 정부 시찰단이 22일부터 나흘간 현지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글로벌 석학이 민감한 시기에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앨리슨 교수는 1941년생인 실험 입자 물리학자다. 40여 년 동안 물리학·방사선 분야를 연구하고, 가르쳤다. 그의 저서인 ‘공포가 과학을 집어 삼켰다’는 방사선과 원자력에 대한 오해를 다뤄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삼중수소 영향 미미
국민들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면 장기적으로 암을 유발하거나 해산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앨리슨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인체 영향을 걱정할 필요는 없고, 방류에 대한 과도한 공포 역시 정치가 과학을 이긴 대표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는 먼저 원자력은 화학에너지와 마찬가지로 자연 세계의 일부라고 했다. 그래서 암을 치료하는데도 방사선을 쓰고, 전기 발전에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은 풍력이나 태양열과 달리, 간헐성(전기 생산이 외부 요인에 따라 좌우되는 특성)을 극복해 24시간 내내 전기를 보급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인류는 스리마일섬, 체르노빌, 고이아니아, 후쿠시마에 이르기까지 대형 원전 사고를 겪었다. 이는 어떻게 설명할까. 이 과정에서 방사선 경험, 방사선 생물학적 점검을 강화하며 원자력 발전에 대한 신뢰성을 쌓아 왔다는 게 앨리슨 교수 설명이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 국민들은 엄청난 공포를 느끼지만, 실제론 방사선 누출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방사선량은 체르노빌보다 현저히 낮으며, 이란처럼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피폭되는 지역에서도 암이나 질병으로인한 사망자는 없다고 언급했다.
앨리슨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방사선 누출로 사망한 사람은 없었다. 원전 인근 지역 화재나 폭발 등에 따른 사망자만 1500명에 이르렀다”면서 “저선량(낮은 수준) 방사선이 장기적으로 인체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신뢰할 만한 근거는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여러 차례 걸러 바닷물에 보내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도 신뢰할만하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이 설비를 통해 삼중수소 이외 대부분의 방사성핵종을 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삼중수소 영향도 미미하다고 반박했다. 삼중수소는 자연에 가장 많이 있는 보통 수소보다 무거운 수소다.
그는 삼중수소 일부가 몸속에 남아 유전적 변형을 일으키거나 세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사실과 다르다며 맞섰다. 또, 몸속에는 일부 방사선량이 존재하는데, 보통 kg당 60~100bq(베크렐, 방사선량 측정 단위) 수준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설령 1리터 마신다고 해도 방사선량은 기본 수치의 80% 수준만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앨리슨 교수는 “삼중수소도 수소의 한 형태”라며 “12~14일 정도면 몸에서 물과 함께 씻겨 내려간다”고 언급했다.
시찰단 검증은 필요
다만, 앨리슨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 해도 우리나라 전문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은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을 더욱 안심시키기 위한 작업이면서 동시에 삼중수소 외 스트론튬, 세슘 등 다양한 종류의 방사성핵종이 제대로 걸러졌는지 확인해 볼 기회라는 것이다.
앨리슨 교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는 안전성을 더하기 위한 장치”라면서 “한국의 시찰단이 파견된다면 스트론튬, 세슘 등의 방사성핵종이 제대로 여과됐는지 추가로 확인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쿠시마 오염수는 정치보다는 생명과 과학의 문제”라면서 “인류가 지난 1950년대 원자력에 대한 불신, 감시가 극에 달했던 시기를 딛고 수 십년간 안전 수준을 높이고, 방사선 위험관리를 해온 만큼 이제는 막연하게 공포감을 느끼기보다는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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