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에 과수화상병까지…잇따르는 동·식물 전염병에 충북도 비상
구제역과 과수화상병 등 잇따르는 동·식물전염병으로 충북도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는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도내 우제류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구제역 긴급백신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도는 지난 11일 구제역이 최초 발생한 청주와 인접한 보은, 괴산, 증평, 진천 등에서 우제류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한 바 있다. 도는 앞으로 충주와 제천, 영동, 옥천, 음성, 단양 등 6개 시·군 우제류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충북 도내 우제류 사육농가는 한우와 젖소, 돼지, 염소 등 8200여 곳이다.
도가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하는 이유는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한 청주에 이어 지난 14일엔 증평에서도 구제역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도는 구제역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청주와 증평 구제역 발생농가 반경 3km를 방역대로 설정하고 해당 지역 우제류 사육농가에 이동 제한 명령을 내렸다. 청주 등 주요 지점에 거점소독소 22곳을 설치해 방역활동도 진행 중이다.
도 관계자는 “잠복기가 2주인 구제역의 특성상 이번주가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고비”라며 “긴급 백신을 접종하고 이동을 제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충주 사과 과수원에서는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과수화상병 확진 농가는 현재까지 모두 7곳으로 4곳이 충북에 집중돼 있다. 충주 3곳와 진천 1곳이다. 과종은 사과 3곳, 배 1곳이다.
이 중 농가 세 곳은 과수화상병이 전체 나무의 5% 이상 발생해 모든 나무를 뿌리째 뽑아 묻는 폐원 절차를 밟고 있다. 한 농가는 5% 미만이라 부분매몰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과수 화상병은 사과 ·배 등 장미과 과수에서 주로 발생한다. 과수 가지·열매·잎 등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붉게 변한 뒤 죽어가는 세균성 전염병이다. 발병 뒤 확산 속도가 빠르고 백신이나 치료제 등이 없어 ‘과수 구제역’으로도 불린다.
과수화상병은 지역적으로 충북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2015년 충북에서는 발생 농가 2곳에 피해면적은 1ha에 불과했다. 이후 2018년 35곳에 29.2ha, 2019년 145곳에 88.9ha의 피해를 봤다. 과수화상병이 크게 확산한 2020년엔 지역 내 506곳의 과수원이 피해를 봤다. 면적은 281ha나 된다. 이후 충북도는 과수화상병 예방에 적극 나서 2021년 246곳 97.1ha, 2022년 103건에 39.4ha 등 피해는 줄어들고 있다.
도내 각 시군은 과수화상병 차단 가상훈련까지 벌인다. 올해는 도내 모든 사과와 배 농가를 대상으로 개화기 이전과 이후로 나눠 총 세차례에 걸쳐 예방약제를 살포했다.
도는 지난 8일부터 비상상황실을 설치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각 시군도 과수원 청결 관리, 주변 과수원 방문 자제, 전정가위 등 작업도구 소독, 적극적인 예찰 활동 등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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