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행정통합 2차 토론회…'실현 가능성' 도마

부산CBS 박중석 기자 2023. 5. 1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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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효과' 집중됐던 경남 토론회 때와 달리 부산 토론회에서는 '실현 가능성' 도마 올라
"부울·경 특별연합도 성공 못했는데, 그보다 어려운 행정통합 논의하는 현 상황 의문"
"특별법 제정 없이는 불가능…조급한 통합 논의는 장기적으로는 장애 요인"
15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 2차 토론회가 열렸다. 박중석 기자


부산·경남 행정통합에 대한 공론화 절차가 경남에 이어 부산에서도 논의됐다. 부산 토론회에서는 행정통합의 '기대 효과'에 집중됐던 경남 토론회 때와 달리 '실현 가능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15일 오후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 제2차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각계 전문가와 함께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해 행정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토론회에서는 먼저, 박충훈 부산연구원 연구위원이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의 선결 요건과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연구위원은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개념과 목표에 대해서 설명한 뒤 행정통합에 대한 기존 연구 사례와 기초단체 차원의 통합 사례 등을 전했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타당성에 대해 박 연구위원은 "부산·경남 행정통합이 타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행정통합이 사회경제적 통합을 촉진해 '1+1>2'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주민이 체감가능한 수준의 실질적인 효과 창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부산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통합의 기대효과로 안정적 식수원 확보를 통한 물 문제 해결과 자유로운 기업활동 보장 및 시장 확장, 지역 인재의 기회 확대, 거점지역 중심 광역철도망 구축 등을 제시했다.

그는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의 선결요건으로 "수행 사무와 계층 구조, 재정 체계 등 통합의 핵심 사항에 관한 내용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며 "통합 목표의 실현을 위해 통합과 함께 진행되어야 할 각종 전략 등 행정, 정책 측면의 과제도 제안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행정통합의 추진에 있어서 무엇보다 특별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행정통합이 타당성을 인정 받아 특별법 제정으로 추진된다면 기존 법 제도의 제약 여지는 크게 낮아진다"며 "법률의 내용이 선도적 분권발전모델을 지향함으로써 행정통합이 긍정적인 사회경제적인 통합으로 귀결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전문가 토론회에서는 행정통합의 실현 가능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토론에는 배준구 경성대 교수를 좌장으로 박재욱 신라대 교수와 박재율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 송효진 성결대 교수, 안소동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박재욱 교수는 "부·울·경 특별연합을 대체하는 행정통합은 추가적인 권한 이양과 재정 확보 차원에서 특별연합 체제보다 더욱 강력한 기반을 다지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뚜렷한 법률적 근거를 가진 특별법의 제정 없이는 불가능하며, 공동사무 발굴이나 행정 계층체제, 재정시스템 등을 구비한 부산·경남 행정통합 모델 구상 역시 무척 어려운 과제"라고 짚었다.

박 교수는 "기존 행정통합의 경험과 지헤를 축적시켜 단계적·장기적으로 통합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조급한 통합 논의는 부작용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통합을 모색하는 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박재율 상임대표 역시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 전체 국가운영 체계 변화와 혁신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국가차원의 연계 논의가 없는 상태에서의 행정통합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부산·경남 각 지역 비전 및 계획의 초광역적 연계와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를 유치할경우 이를 매개체로 한 초광역 혁신 발전 등을 초광역 발전 방향의 선결 요건으로 제시했다.

송효진 교수는 "제법 긴 시간 동안 준비한 (부·울·경)특별연합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는데, 그보다 어려운 행정통합을 논의하고 있는 이 상황이 적합한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행정통합에 따른 긍정적 효과나 이익을 발굴·홍보하는 것보다 특별연합의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한계와 문제점 등에 대해 솔직한 자세로 들여다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임에 틀림없다"며 "그러나 초광역 협력체계의 구축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방소멸의 위기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보수적 관점에서 심도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안소동 보좌관은 행정통합과 관련한 부산과 경남의 입장차이와 통합 모델을 설명한 뒤 "부산·경남행정통합의 주체는 행정과 정치가 아닌 주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앞서 지난달 27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1차 토론회와 이날 2차 토론회 등 모두 3차례에 걸친 토론회를 통해 부산·경남 행정통합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듣는다.

이후 시·도민 2천명을 대상으로 각각 1차례씩 행정통합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토대로 후속 절차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부산·경남 행정통합안은 지난해 10월 박완수 경남지사의 제안을 박형준 부산시장이 수용하기로 합의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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