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둘러싼 잡음 책임, 이용관 이사장 전격 사의 표명

부산CBS 김혜경 기자 2023. 5. 1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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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이용관 BIFF 이사장, 허문영 집행위원장 사의 등 일련 사태에 책임 인정
"집행위원장 공석 등 사태 수습한 뒤 조기에 사퇴할 것"
제 28회 BIFF 5개월 앞둔 가운데 준비 일정 올스톱
이용관 BIFF 이사장이 15일 영화제 내홍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혜경 기자

최근 부산국제영화제(BIFF) 운영을 둘러싼 내부 혼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이용관 BIFF 이사장이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 조차 이사장이 부당한 인사·징계 등 전횡을 일삼았다는  BIFF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고, 당장 사태를 해결할 만한 수습책도 없어 BIFF 내홍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모습이다.

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 잇따라 사의를 표하면서 영화제 위상에도 치명타를 입게 됐다.

이용관 이사장, "모든 책임지고 사퇴"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이날 오후 영화의전당 비프홀에서 일련의 사태를 설명하기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용관 이사장은 최근 벌어진 허문영 집행위원장 사의 표명과 관련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이사장직에 물러나겠다고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밝혔다. 이번 사태로 조기 사퇴를 결심했다"며 "현재 집행위원장이 공석인 만큼, 사태가 정리되는 대로 즉각 물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BIFF 측은 지난 9일, 임시총회를 열고 운영위원장 직제를 신설하며 조종국 위원장을 위촉했다.

사실상 영화제가 투톱 위원장 체제로 바뀌자 이틀 뒤인 11일, 허문영 집행위원장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이를 두고 영화제 안팎에서는 이 이사장이 영화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기습적으로 운영위원장 신설을 강행했고, 측근을 앉혀 영화제를 사유화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허 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이에 대한 강력한 불만의 뜻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이사장은 "운영위원장 신설은 허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내부 인사와 수차례 논의한 내용"이라며 "영화제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스폰서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어 회계 · 예산 · 사무를 전담할 운영위원장의 필요성은 계속 논의 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허 위원장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본인과 직접 만나 집행위원장 복귀를 포함해 BIFF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화계 일각에서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사회 총회에서 정당한 절차를 통해 결의됐다. 이사장의 권한이 아니고, 법적으로도 불가하다"면서도 "오는 31일 열릴 총회에서 조 위원장 사퇴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놓고 논의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모습. 자료사진

BIFF 내부 직원, "이사장 일방적 찍어 내리기 인사 일삼아" 지적


1시간 반 가까이 이어지던 기자회견 도중에 BIFF 내부 직원이 기습적으로 이 이사장에 대한 전횡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한 직원은 "이사장 본인이 OO대학교 조교, OOOOO과 연구원 등을 BIFF 정규직으로 전환하려고 할때 허 위원장이 반대했다. 하지만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이사장이 강행하지 않았냐?"며 "합리적인 근거에 따라 직원을 뽑아야지, '찍어내리기식'으로 채용이 이뤄지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직원은 이 이사장이 영화제 수의계약 상 절차상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운영위원장 신설 근거로 든 것에 대해 "계약 프로세스 점검 결과 보고서는 사례와 절차가 모두 엉터리인데, 이를 근거로 직원 징계를 강행했다"며 "이후 신설한 감사팀장도 계약 전문가가 아니라 이사장이 개인적으로 데려온 사람"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는 사안"이라며 "모든 인사결정은 집행위원장의 동의하에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사장·집행위원장 모두 사퇴, 영화제 초유의 위기


영화계에서는 허 집행위원장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고, BIFF측은 조 운영위원장 사퇴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당장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 이사장이 사의에 앞서 '사태수습'을 전제로 내세웠지만, 속도감있게 사태가 수습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데 이어 이사장도 곧 공석이 될 전망이어서 영화제 추진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통상 5월부터는 초청 영화 선정, 개·폐막작 선정, 감독과 배우 게스트 섭외 등 가장 중요한 업무가 추진되는데 현재 모든 일정이 올스톱됐다.

또, 다음주 개막(16~27일)하는 칸 영화제에 BIFF핵심인물이 불참할 수밖에 없어 영화제의 해외 네트워크 구축과 영화제 위상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영화계 관계자는 "BIFF가 역사와 규모에 비해 조직 운영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영화계에서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이사장, 위원장 등 공개 공모 등 절차적 투명성을 담보하고,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을 해야 다시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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