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호텔서 쓰러진 관광객, 직원 응급처치에 살았다

오재용 기자 2023. 5. 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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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박명옥씨가 제주 에코랜드 호텔에 보내온 감사편지./에코랜드호텔

제주 지역 호텔에서 급성 심정지로 쓰러진 관광객이 호텔 직원의 응급처치로 의식을 되찾은 뒤 감사의 편지를 보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월30일 가족과 함께 제주로 여행온 관광객 박명옥(68·부산)씨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에코랜드 호텔을 찾았다. 일행이 호텔 체크인을 하는 동안 빵집에서 다른 관광객의 사진을 찍어주던 박씨는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급성 심정지였다.

박씨의 가족들은 주변에 급박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호텔 베이커리 주방에서 이 소리를 들은 강서원 제과·제빵장은 쓰러진 박씨에게 곧바로 달려갔다. 박씨의 상태를 살핀 강씨는 주저없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입으로 숨을 불어넣는 등 응급처치에 나섰다. 응급처치가 이어지자 주변에서 ‘살았어’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박씨는 의식이 서서히 돌아오는가 싶더니 눈을 떴다. 골든타임 응급처치가 빛을 발한 순간이다. 이후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박씨는 치료를 받았다.

일이 발생한지 약 3주 뒤 건강이 호전된 박씨는 에코랜드에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박씨는 “여명이 밝아오면 살아숨쉼에 감사드리면서 하루를 시작한다”며 “살아가는 여생,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달려가겠다. 너무 감사하다”고 편지에 썼다.

응급처치에 나섰던 강 과장은 “주방과 매장 사이의 통유리 넘어로 고함소리가 들렸다. 자세히 봤더니 누군가 쓰러져 있고, 주변에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며 “무작정 뛰어나갔다. 얼굴도 파랗게 질리고 숨을 안 쉬고 계셔서 심각한 상황인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너무 긴박해서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몸이 저절로 움직인 것 같다”며 “심폐소생술은 29년 전 군 시절 조교로 복무하면서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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