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처럼회’, 검찰·언론 탓···당 내에선 “팬덤에 기대는 정치인 퇴장해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액의 가상자산 투자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은 15일 의혹 일부에 대해 해명하며 억울함을 표시했다. 검찰의 ‘의도적 흘리기’와 언론의 ‘왜곡 보도’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김 의원이 소속된 당내 강성 친이재명계 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김 의원을 공개적으로 감쌌다. 김 의원과 친명계 의원들이 반성 없이 강성 지지층에만 기대는 ‘팬덤정치’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날 민주당을 탈당한 김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위믹스로부터 무상으로 코인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예치를 하면 은행에서 이자를 받는 것처럼 가상화폐를 예치하고 그에 따른 이자를 받는 것”이라며 “마치 제가 공짜 코인을 받은 것처럼 왜곡된 기사를 썼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도중 가상자산을 거래한데 대해 “반성하고 깊이 성찰하고 있다”면서도 거래 금액은 “몇천원 정도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민주당 진상조사단에 거래 내역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시스템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 이 시기에 이렇게 터트린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국에는 지금 윤석열 정부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실정들을 전부 다 이 이슈로 덮어버리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수사기관에서 또는 국가기관 어디에서 이것을 흘린 것이 아닌가”라면서 검찰을 비판했다. 또 일부 기사를 두고 “왜곡된 기사” “제일 억울한 부분”이라면서 언론에 날을 세웠다.

처럼회 의원들은 김 의원을 두둔했다. 황운하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이 사냥감을 정한 후 게임하듯 놀이하듯 수사권을 남용하고 특정 언론과 협잡해서 프레임을 짜서 한 사람을 공격하면 그 대상이 된 사람은 패가망신을 피할 방도가 없다”고 썼다. 양이원영 의원은 “이재명 대표 재신임 받아야 한다고요? 본색을 드러내시는군요”라며 “오히려 본인이 당원들에게 재신임 받아야 하는 상황 아닌가요?”라고 썼다.

김 의원과 처럼회 의원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위기에 강성 지지층의 지원을 튼튼히 하려는 팬덤에 기대는 정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강성 당원들은 지난 12일 당 쇄신을 요구하며 김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 민주당 청년 원외 인사들을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으로 분류해 웹 포스터를 만들었다. 당원 청원 시스템인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김 의원을 비판한 당 대학생위원장의 직위해제를 요구하는 청원과 김 의원 출당 반대 청원이 각각 올라와 있다. 강성 당원들은 김 의원 투자 과정에 불법 정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당내에선 팬덤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SNS에 “청년들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며 “내부총질이 아닌 민주당 쇄신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썼다. 이 의원은 전날 쇄신 의원총회에서도 이재명 대표에게 네이버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했다. 강성 팬덤과 결별하라는 취지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SNS에서 “처럼회를 해체하고 김 의원을 비롯해 팬덤에 기승하며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는 의원들의 정치적 퇴장이 필요하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극성 팬덤과의 결별을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