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엄마’ 라미란X서이숙X강말금, 공감 부르는 3인3색 모성애
[뉴스엔 김명미 기자]
‘나쁜엄마’ 3인 3색 모성애가 무한 공감을 선사하고 있다.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연출 심나연, 극본 배세영, 제작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SLL, 필름몬스터)가 뜨거운 호평 속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회 시청률이 8%(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돌파, 타깃2049 시청률은 2.2%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영순(라미란 분)과 강호(이도현 분)의 특별한 여정, 그리고 이별 후 운명같이 재회한 강호와 미주(안은진 분)의 단짠 서사는 회를 거듭할수록 몰입도를 더해갔다. 조우리 마을 사람들의 존재감도 돋보인다. 특히 동갑내기 삼인방 강호, 미주, 삼식(유인수 분)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가운데, 각자 말 못 할 사정들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 가족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웃음과 눈물 버튼을 제대로 작동시켰다.
무엇보다 ‘세상의 모든 엄마는 나쁘다’라는 문구처럼, 자식 앞에서는 한없이 부족하고 모자란 것만 같아 평생을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조우리의 엄마들을 빼놓을 수 없다. 아들 강호에게 또다시 나쁜 엄마가 되기로 한 영순, 자신을 닮은 막내딸 미주가 안쓰러운 정씨(강말금 분), 누가 뭐라고 해도 사고뭉치 아들 삼식의 편이 되어주는 박씨(서이숙 분)까지 ‘엄마’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슴 뭉클해진다. 이에 현실 공감을 넘어 진한 감동을 자아낸 ‘나쁜엄마’의 엄마 삼인방이 보여준 아름다운 모정을 돌아봤다.
▲‘강호맘’ 라미란, 자꾸만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는 눈물겨운 모정
영순이 즐겨 부르던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노랫말과 달리, 그녀의 인생은 참으로 기구했다. 한날한시에 교통사고로 가족들을 잃고, 남편 해식(조진웅 분)을 의문의 죽음으로 떠나보내고, 하루아침 아이가 된 아들을 두고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까지 듣게 된 것. 남편의 죽음 후 아들 강호를 독하고 모질게 키우며, 나쁜 엄마가 되기를 자처했던 그는 세월이 흘러 또 한 번 같은 다짐을 하게 됐다. 그것 역시 뜻밖의 사고로 전신마비와 기억장애를 판정받은 아들 강호를 위해서였다. 어린 시절과 마찬가지로 아이가 된 강호는 그런 엄마에게 ‘나쁜 엄마’라고 원망 아닌 원망을 쏟아 냈지만, 영순은 “한 번만 더 나쁜 엄마 할게”라고 홀로 눈물을 삼키며 마음을 다잡았다. 두 사람의 이런 노력에 작은 희망과 기적이 찾아온 것도 잠시, 또 다른 불행이 밀려오고 있었다. 위암 4기 선고를 받고 나오던 영순은 눈앞에 쓰러진 강호를 보고도 “일어나”라는 싸늘한 한 마디만 남긴 채 돌아섰다. 자꾸만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는 영순의 안타까운 사연이 보는 이들을 눈물 쏟게 했다.
▲‘미주맘’ 강말금,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서로 훤히 다 아는 애틋한 모정
미주와 정씨는 유일한 모녀 관계로 또 다른 공감을 책임지고 있다. 정씨는 젊어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가정에 소홀한 남편 때문에 울며, 어린 세 딸까지 혼자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세 딸 중에서도 가장 어리지만 속 깊고 똑 부러진 미주는 누구보다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고마운 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도 없이 아이를 낳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 홀로 고생하는 미주를 생각하면 정씨는 늘 마음이 한편이 저릿했다. 아무리 가까운 영순과 박씨라도 속사정을 털어놓지도 못하고, 미국에서 잘난 사위와 살고 있다고 거짓말로 둘러대기만 했다. 그런데 그런 미주가 예고도 없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정씨는 아무것도 물을 수 없었다. 아니,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이미 미주의 얼굴에서 과거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 것. 대신 정씨는 “얼마나 힘들었냐”라고 위로하며, “힘들게 왔으니까 힘들어도 같이 살아보자”라고 힘을 북돋웠다. 서로를 마주 보고 눈물짓는 딸과 엄마 사이에는 모자 관계에서 느낄 수 없는 애틋함이 전해졌다.
▲‘삼식맘’ 서이숙, 사고뭉치 아들을 품은 못 말리는 고슴도치 엄마의 웃픈 모정
삼식의 가족은 등장만 했다 하면 친근한 매력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조우리 마을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소문난 대표 사고뭉치지만, 박씨에게 아들 삼식은 금쪽같은 내 새끼 그 자체. 옆집 강호와 대놓고 비교되니 질투하고, 다른 사람들이 은근히 험담하면 아들 지킴이로 나서 ‘파워 실드’도 불사하는 박씨는 고슴도치맘의 전형이다. 하지만 엄마라면 누구나 그럴 수밖에 없기에, 누구도 그를 욕하지 못한다. 첫 월급 선물로 내민 루비 반지가 효도 아닌 ‘절도’였다고 해도, 출소를 위해 필요하다던 보증금(?)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고 해도, 삼식을 향한 박씨의 웃픈 모정은 변함이 없다. 강호와 미주에 이어 삼식까지 고향으로 돌아오며, 세 가족이 완전체를 이룬 만큼 앞으로 펼쳐질 더욱 다이내믹한 조우리 마을의 이야기에 기대가 쏠린다.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SLL, 필름몬스터)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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