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파킨슨병' 위험 71% 높아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이 질환을 앓지 않는 사람보다 파킨슨병이 발병할 위험성이 70% 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강지훈 고신대복음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0~2017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32만8080명을 대상으로 평균 4.3년 추적 관찰한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 신경학'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5만4680명과 류마티스 관절염이 없는 대조군 27만3400명을 대상으로 두 집단간 파킨슨병의 발생 위험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관찰 기간 동안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군의 파킨슨병 발생 위험은 대조군 보다 7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으로 나온 ‘혈청 양성형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대조군보다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2배에 가까운 95% 증가했다. 또 류마티스 혈청 양성 환자가 음성 환자보다 파킨슨병 위험이 61%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류마티스 환자의 약 80%가 혈청 양성 환자에 해당한다. 이번 연구에서도 전체 환자 5만4680명 중 혈청 양성인 환자가 3만9010명으로 71.3%에 달했다. 그만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상당수가 파킨슨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 약제가 파킨슨병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 때 쓰는 기존 항류마티스제제 'tsDMARD'와 생물학적 류마티스제제 'bDMARD'를 사용한 환자들의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기존 항류마티스제제를 쓴 환자들은 여전히 대조군 보다 파킨슨병 위험 71% 높게 나타난 반면 생물학적 제제를 쓴 환자들은 대조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신동욱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파킨슨병의 위험을 고려해 봐야 한다는 뜻”이라며 “운동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적시에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