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팬덤의 등장…조직없이 조직화된 임영웅의 '영웅시대'[TEN피플]

류예지 2023. 5. 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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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과 팬덤의 차이는 조직화된 파워와 파급력이다.

현재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대표적인 팬덤은 임영웅의 '영웅시대'다.

영웅시대를 포함한 일부 팬덤의 경우 연예기획사보다 뛰어난 업무 처리 능력과 압박 수단을 갖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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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류예지 기자]

팬과 팬덤의 차이는 조직화된 파워와 파급력이다. 팬덤은 막강한 힘의 세력화를 이룬다. 때로는 내로라 하는 기업보다 움직임이 더 거세다.

현재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대표적인 팬덤은 임영웅의 '영웅시대'다. 공식적인 회원만 20만명에 달한다. 정식 활동은 하지 않지만 잠재적으로 팬심을 드러내는 이들까지 합하면 그 응집력은 어마어마하다.

지금의 임영웅은 '영웅시대'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영웅이 가수로서의 실력이 뛰어난 것도 있었지만 팬덤의 응원문화가 그의 폭발적 성장을 만들었다.


영웅시대의 주인은 소속사 물고기 컴퍼니지만 그 안에서 팬들이 자율적으로 모임을 만들었다. 영웅시대는 전국 어디에나 손쉽게 지부를 설치하며 쉽고 빠르게 만들어졌다. 따로 회장이 존재하지도 않는 상황 속에서 자발적으로 그룹 이름을 만들어 기부와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최소 10명에서 최대 50~100명까지 인원도 다양하다. 어떤 규칙에도 얽매이지 않지만 상당히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영웅시대 회원들은 도시락 봉사, 독거노인 정기 봉사, 급식 봉사, 산불 피해 기부 등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웅시대의 한 해 기부 총액을 십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팬들의 새로운 기부 트렌드인 '팬덤 필란트로피' 현상까지 만들어냈다.


뚜렷한 규칙도 체계도 없지만 '팬심'이라는 신뢰를 담보로 기부의 규모가 해마다 확대됐다. 특히 미국, 중국 등 해외 영웅시대도 함께 하면서 규모가 세계적이고 정기성까지 갖추게 됐다.

또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인 게 요즘 팬덤의 특징이다. 영웅시대 역시 기자들에게 보도자료성 이메일을 집중적으로 보내는 홍보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회원들이 있다. 영웅시대를 포함한 일부 팬덤의 경우 연예기획사보다 뛰어난 업무 처리 능력과 압박 수단을 갖춘 수준이다.


임영웅과 팬덤은 최근 연예계가 아닌 스포츠업계까지 진출했다. 임영웅이 K리그 발전을 기원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시축에 도전했고 팬덤은 그를 뒤따랐다. 시축 전 임영웅은 축구장을 찾아 줄 팬들에게 "경기장 밖에선 상관없겠지만 경기장 안에서만큼은 그들의 응원 문화를 위해 영웅시대 옷은 잠시 벗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전 양 팀 어느 한쪽의 팬이 아닌, 그저 한국 축구 팬이다. 일상복을 입고 양 팀을 응원하자"고 당부했다.

시축 당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영웅시대 회원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FC서울의 상징색인 빨강, 검은색에 맞춰 패션에 포인트를 줬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라 임영웅을 보기 위해 좌석을 이탈하는 행위, 그리고 경기가 끝났을 때 좌석을 깔끔히 정리하는 것 등을 약속했다.


영웅시대의 매너에 K리그 팬도 감동했다. 상암벌에는 미담이 터졌고 연이어 영웅시대의 회원 수도 시축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영웅시대는 2017년 5월 12일 팬카페 개설 이후 6년 만에 2375배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임영웅의 성장과 인기에는 '영웅시대'가 있다. 만들어진 조직도나 구성원이 없지만 자율적으로 누구보다 거대하게 '조직화'되어있다. 집단을 이루고 응집한 팬덤이 새로운 권력으로 급부상했다.


똑똑한 팬 문화가 스타 시장을 움직인다. 영웅시대는 개설 이래 스타의 이미지와 커리어까지 고려하며 적극적인 지원과 홍보를 이어왔다. 이는 스타 개인은 물론 관련 업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내 오빠, 내 연예인 바라기'는 끝났다. 기업 이상으로 조직화된 팬덤이 스타를 받쳐 주고 끌어 준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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