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인간은 공진화할까” 문학·AI 전문가 한자리 모인다
복잡해 보이지만 위 문장을 포함한 40쪽짜리 해당 논문 요지는 근미래에는 인공지능(AI)이 문학비평까지 대신하리란 충격적 예언이었고, 이는 당시 문학장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됐다. 인지과학은 인공지능과 인지심리학, 언어학을 중심으로 여러 학문을 원용한 혼성 학문이다. 문학비평이 텍스트와 의미 환기란 점에서 미래에는 AI가 문학장을 대체하리란 예측은 당시로선 극단적이지만 허버트 사이먼 교수는 고도의 지적 행위인 문학비평까지 기계가 대신하리라고 봤다.
30여년 시간이 흘러, 이제 인간의 의미활동을 기계가 대신하려는 시도는 현실이 됐고, 챗GPT 등장은 기존과 다른 미래로의 진입이 확정적임을 선언하는 신호탄이 됐다. 챗GPT가 촉발한 논란이 드디어 한국문학장에서 본격 논의된다.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곽효환)은 오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문학 및 문화콘텐츠 번역에서의 AI 활용현황과 번역교육, 번역철학, 번역윤리에 대한 집단토론을 펼치겠다고 15일 밝혔다. AI와 문학의 관계를 정면으로 다루는 대규모 심포지엄은 처음이다.
AI를 인간과 동격으로 보게 해
이어 정 평론가는 “인간은 모든 행동에 자율권을 보장받되 계약을 통해서 그걸 획득해야 하며 사후에 책임이 뒤따른다. 반면 AI는 인간의 명령을 받아서 일을 하며, 자율권이 주어지지도 책임이 요구되지도 않는다”며 “AI쪽의 자율권과 책임은 AI의 제작사에 귀속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AI의 사용이 유상인가 무상인가에 관계없이 공공 이용시설로서 배포될 경우 사용의 권리와 책임의 영역에서 제작사가 숨어버린다”고 덧붙였다.
정 평론가는 “AI는 진화할 것이고 결국 인간과 문학의 세계로 ‘침공’하게 될 것이다. 유용성 덕분에 인간은 AI를 물리치지 않을 텐데 결국 문제는 함께 공진화(coevolution)하는 방법 뿐이다. 따라서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귀를 열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할 때”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귀를 열고 토론할 때”
네이버 파파고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맡은 김선희 서울대 불어교육과 교수, 현장에서의 기계번역 활용방안을 연구한 한승희 한국외대 교수, 인간과 기계의 공존을 연구해온 전치형 카이스트 교수, 임준호 튜터러스랩스 CTO, 이정수 플리토 대표 등도 참여한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번역원 역시 AI와 인간의 공진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인식하고 있다. 문학번역 분야의 정책 수립에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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