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 또 조심’ 국민의힘, 태영호 후임 최고위원 선출 착수···코인 사전질문도
국민의힘이 15일 태영호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 준비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은 후보자에게 가상자산 보유 여부를 답하도록 하는 등 논란 방지책을 마련해 최대한 조용하게 선거가 치러지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선거는 내달 9일 실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인 배현진 의원은 이날 오전 첫 선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보궐선거일은 6월9일 금요일로 확정했다”며 “전국위원회는 오른소리(당 유튜브 채널) 생중계를 통한 온라인, ARS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후보자 등록은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양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기탁금 4000만원을 낸 후보자에 한해 오는 30일부터 31일까지 자격심사를 실시한다. 자격심사 이후에도 후보자가 5명이 넘으면 책임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컷오프(경선 탈락)를 실시한다. 내달 3일부터 9일까지인 선거운동기간 오른소리를 통해 후보간 토론도 한차례 갖기로 했다. 최다득표자가 동수로 2인이 되면 결선투표를 하지 않고 연소자를 당선시키기로 했다.
선관위는 최근 당 안팎의 여러 논란을 고려해 도덕성이 높은 후보를 선출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김남국 의원의 사안을 고려해 입후보자들에게 사전질문서를 요구하기로 했다”며 “(사전질문서) 재산 형성 항목에 가상자산을 보유했거나 보유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도 포함했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당내선거에 사전질문서를 도입한 건 처음”이라며 “최근 당 지도부에 엄격한 도덕성을 바라는 국민 요구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당 선관위는 적격심사시 부적격 기준으로 당규에 정해진 내용 외에도 ‘사회적 물의’를 새로 추가하기로 했다.
다만 배 의원은 ‘향후 선거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나’라는 질문에 “앞으로 다른 선거는 선관위가 다시 꾸려지니까···”라고 말을 흐렸다. 가상자산 허위 기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후보의 기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상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직후 해당 정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가 기대되는 행사지만 당내에서는 이번 선거가 조용하게 치러지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가장 많은 관심이 모이는 투표와 결과 공개 등도 비대면 전국위 개최로 간략하게 진행된다. 태영호 의원이 잇단 설화와 ‘대통령실 공천 개입 녹취록’ 논란을 일으켜 보궐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선거기간 설화나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설화를 빚지 않을 좋은 후보가 뽑혔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고위원으로는 안정적인 인사가 뽑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호남 지역구 재선 이용호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김석기·김정재·송석준 의원도 하마평에 오른다. 지난 전당대회에 최고위원으로 출마했다 낙선한 박성중·이만희·이용 의원도 후보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내부적으로 교통정리가 돼 선거 자체를 치르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당 관계자는 “모두 안정성을 갖춘 지도부가 되기를 바라는 것 아닌가”라며 “명분이 없는 사람들은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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