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기각한 국보법 국참재판.. 제주지법은 '준비기일 1번 더 하고'

오늘(15) 2차 준비기일서 쟁점 등 정리 안돼
피고인 측 변호인, 국민참여재판 진행 주장
제주지검 "서울중앙지법은 국참 신청 기각"

법원이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이적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3명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공판준비기일을 1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오늘(15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 A씨 등 3명에 대한 2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습니다.

공판준비기일은 검찰과 변호인이 사전에 쟁점 사항을 정리하고 증거조사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절차입니다.

피고인 변호인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국민참여재판 진행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면서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조사 방법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피고인 변호인 측은 “공판준비절차에서 증거조사를 진행해 증거를 추린 다음에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면 국민참여재판에 필요한 신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피고인이 검토해야 할 서류가 너무 방대한데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목록에는 재판에 불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피고인 측이 국민참여재판을 요구하는 이유는 국가보안법이 현재의 실정과 맞지 않고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국민 눈높이에 알맞은 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국민참여재판은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형사재판으로 배심원으로 선정된 국민이 재판에 참여해 피고인의 유·무죄에 관한 평결을 제시합니다.

재판부는 이를 참고해 판결을 선고하게 됩니다.

이 같은 피고인 측 주장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이 없는 공판준비기일에 증거조사를 진행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피고인 4명이 신청한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기각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방대한 양의 증거, 많은 증인이 있는 이번 재판에도 국민참여재판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검찰, 피고인 측 주장이 평행선을 이어가자 1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재판부는 “쟁점이 정리되지 않고, 증거조사 방법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며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번째 공판준비기일은 6월 5일 오후 2시에 진행됩니다.

앞서 검찰은 전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 A씨를 2017년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간첩 교육을 받고, 이듬해인 2018년부터 노동·농민·여성 부문 이적단체를 ‘ㅎㄱㅎ’를 결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또 검찰은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인 B씨가 이적단체 농민부문, 현 제주도당 위원장 C씨가 노동부문 책임자이고 북한 지령에 따라 반정부 활동을 했다고 보고 함께 기소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brave@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