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알맹이가 없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2차 토론회

백재현 기자 2023. 5. 1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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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특별자치단체의 무산 이후 새롭게 추진되고 있는 부산-경남간의 행정통합이 아직은 원론 수준에 머무른 채 알맹이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15일 오후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산-경남 행정통합 제2차 토론회' 참가한 전문가들은 통합 이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통합이 아니고는 그것을 실현할 수 없는 이유 등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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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선도적 분권발전 제시하는 모델돼야”
“특별연합 제대로 못한 채 행정통합은 연목구어식 발상“
”일방적 통합 필요 논리 아닌 정말 타당한지, 실현 가능한지 검증해야“

[부산=뉴시스] 백재현 기자 = 15일 오후 2시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산-경남 행정통합 2차 토론회'에서 이수일 부산시 행정자치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2023.05.15. itbrian@newsis.com


[부산=뉴시스]백재현 기자 = 부울경 특별자치단체의 무산 이후 새롭게 추진되고 있는 부산-경남간의 행정통합이 아직은 원론 수준에 머무른 채 알맹이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15일 오후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산-경남 행정통합 제2차 토론회’ 참가한 전문가들은 통합 이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통합이 아니고는 그것을 실현할 수 없는 이유 등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의 선결요건과 방향’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부산연구원 박충훈 연구위원은 “아직은 합치자는 원론수준의 얘기만 있지 통합의 선결요건에 담길 내용이나 통합모형도 없다”고 말했다.

통합후의 사무발굴, 자치계층, 재정체계 등 선결요건에 대한 알맹이를 채우지 못하고 있고 누군가 통합에 대해 반박하면 재반박할 수 있는 이론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박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더구나 광역시와 도의 통합은 처음 진행되는 일이어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만큼 더욱 어렵고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박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그는 “마산-진해-창원의 행정통합도 10년이 지난 지금 분석해보면 기대 만큼의 긍정적인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시와 도는 계층이 달라서 수행사무범위, 세출 세입체계 등이 상이해 통합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또 “진주가 별도 생활권 성격이 강해 부산과 경남이 하나의 생활권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 “일본 도쿄도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언급하지만 그것은 차라리 부산에다 양산과 김해를 합치는 것과 같아서 이 경우 경남도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과 경남의 행정통합은 선도적 분권발전을 제시하는 모델이 돼야 한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영역에 대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성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배준구 교수를 좌장으로 한 토론에는 박재욱 신라대 행정학과 교수, 박재율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 송효진 성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안소동 국회 이달곤의원 보좌관 등이 참여 했다.

박재욱 교수는 “행정통합에는 특별법 제정, 주민공론화와 주민투표, 광역단체 산하 기초지자체의 동의와 수용 등 많은 절차적 난관이 있다”며 과거 광역경제권이나 특별연합도 제대로 구성 못한 채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행정통합은 ‘연목구어(緣木求魚)’식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애당초 행정통합이 아닌 특별연합 발족을 구상한 동기가 행정통합의 절차적 난관과 행정통합에 따른 행·재정 체제 구축이 시기상조라는 공동의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특별연합 운영보다 더 어려운 행정통합의 실무적 절차와 행정통합의 구체적인 실익은 여전히 추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송효진 교수도 “제법 긴 시간 동안 준비한 특별연합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는데, 그보다 더 어려운 행정통합을 논의하고 있는 이 상황이 적합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부산-경남의 주요 통합이슈가 무엇인지조차 불분명한 가운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또 한 번의 해볼 만한 논의’ 에 그치는 것은 아닐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또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는 일방적인 논리가 아닌 정말 ‘타당한지’와 ‘실현 가능한지’에 대한 검증이 더 중요하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이수일 부산시 행정자치국장, 장재혁 경남도 정책기획관 등 양측 관계자와 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3차 토론회는 오는 5월 24일 진주시청에서 열릴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tbri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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