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면 달려 갑니다”···경기도형 DRT ‘똑버스’ 타보니
경기도에는 호출 택시처럼 부르면 오는 ‘똑버스’가 있다. ‘똑똑하게 이동하는 버스’라는 의미를 지닌 이 버스는 경기도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 Demand Responsive Transit) 고유 브랜드다. 기존 시내버스와 달리 배차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승객 호출에 의해 자유롭게 운행되는 신개념 대중교통수단이다. 특히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를 위해 오는 7월부터 김포 10개 단지에 30여대가 순차적으로 투입될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평택 고덕신도시에서 최근 운행을 시작한 똑버스를 타봤다. 서정리역 2번 출구에서 내려 휴대폰으로 경기교통공사의 통합교통플랫폼 ‘똑타’ 앱을 실행했다. ‘호출하기’ 버튼을 누르고 결제할 교통카드를 등록하니 휴대폰 화면에 ‘타는 곳까지 걸어서 이동해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똑버스를 타야 할 정류장을 알려준다.
6분 정도 기다리자 11인승 버스가 도착하더니 문이 자동으로 열리며 발 받침대가 나왔다. 차량 입구에는 일반 시내버스처럼 교통카드 단말기가 설치돼 있었다. 휴대폰으로 태그해 버스 요금을 결재하자 차량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지정된 좌석에 앉아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지정된 좌석을 알려줬다. 목적지인 함박산공원까지 소요된 시간은 10여 분으로, 승용차로 이동하는 시간과 비슷했다.
고덕신도시에는 똑버스 15대가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매일 운행되고 있다. 정류장은 56개로 신도시 전역에 촘촘히 배치돼 있다. 수도권 전철이 있는 서정리역과 SRT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평택지제역과 연계된 정류장도 있다. 요금은 일반 시내버스와 동일한 1450원(성인)으로, 호출형 버스인 점을 감안할 때 저렴한 편이다.
한모씨(49)는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수원으로 출퇴근하는데 똑버스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며 “기존 시내버스와 달리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타고 원하는 곳에서 내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똑타’ 앱을 실행해 똑버스를 호출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운행 중인 버스를 기준으로 노선이나 승차지점, 승·하차 시간을 실시간으로 산출해 승객을 이송한다. 같은 시간대에 경로가 유사한 승객이 예약하면 자동으로 우회 노선을 생성해 합승하는 식으로 운행된다. 승객의 이동 또는 위치가 실시간으로 기록돼 늦은 시간에 이동하는 학생이나 부녀자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똑버스는 지자체(경기도 30%, 시·군 70%)가 재정 지원을 통해 손실액을 보존해주는 ‘총비용 입찰방식 준공영제’로 운영돼 안정성과 공익성을 강화했다. 다른 지역 DRT 버스와 달리 지하철,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탈 경우 ‘통합환승할인’도 적용된다.
경기도는 2021년 12월 파주 운정·교하지구에서 똑버스 사업을 처음 시행해 올해 3월 기준 30여만명이 이용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까지 똑버스 운행을 9개 시·군(96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안산(대부도), 이달 9일 평택(고덕신도시)에서 각각 운행을 시작한 데 이어 고양(식사·고봉), 화성(동탄·향남), 수원(광교), 하남(위례·감일), 양주(옥정)에도 순차적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남양주(오남·진접·수동·별내 등)의 경우 노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화로 호출할 수 있는 ‘유선콜’ 기능을 추가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신도시 등 교통 취약지역에서 운행되는 맞춤형 교통서비스인 똑버스를 도내 전 시·군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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