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8공주' 급락 후...생기 잃은 증시, 소심해진 개미

오정은 기자 2023. 5. 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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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

10만원에서 단숨에 80만원대를 찍으며 2023년 증시를 뜨겁게 달군 에코프로가 꺾이며 증시는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2400~2500대 좁은 박스권을 맴돌고, 900을 돌파했던 코스닥 지수도 어느새 800선 부근까지 주저앉았다.

'개미의 희망'이던 주도주 에코프로가 밀리고 8종목 하한가 사태까지 터지며 주식시장은 활력을 잃어버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초 연일 12~14조원에 달하던 코스피 일 거래대금은 최근 8~9조원대로 대폭 감소했다.

1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93포인트(0.16%) 오른 2479.35에 마감했다. 개인이 1009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509억원 매도 우위였다. 기관은 1439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POSCO홀딩스가 1%대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LG화학 기아가 강보합 가마했다. LG애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현대차는 약보합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7.90포인트(0.96%) 내린 814.53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이 116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481억원, 813억원 순매수였다. 에코프로비엠이 1.76% 내렸고 에코프로가 4.23% 하락 마감했다. 반면 엘앤에프는 2.71% 올랐고 펄어비스가 5%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4월 이후 한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도 정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지역은행 위기 등 악재가 있었지만 코스피는 나름 좁은 박스권에서 저항력을 보여줬다. 코스닥 지수는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여파에 810선까지 밀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주식시장의 지수 흐름 가운데 장기추세선(200일 이동평균선)이 점차 상승 반전하기 시작했다"며 "지금 주식시장을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200일 이동평균선은 지난 1년 동안의 평균적인 주가를 보여주는 추세선으로 차트의 한 종류다.

다만 주도주가 꺾이면서 대응이 어려운 시장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2월 이후 강세를 보였던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이 4월 중순 이후 부진한 상황이다. '하한가 8공주' 종목 급락 이후 대출 등 신용, 유동성 여건이 크게 악화된 여진이 계속됐다.

전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약 3400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대상으로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연계 여부에 대한 집중 점검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CFD 계좌 전수조사로 중소형주 개별종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는 "4월 중순 이후 미국과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승 종목 범위가 좁아졌다"며 "연준(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우려가 완화되고 있지만 경기와 수요에 대한 걱정이 여전하고 미국 지역은행 이슈도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 부진이 계속되는 핵심적 원인은 경기와 경제성장률 전망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월간 기준 수출 감소가 지난 4월까지 7개월 연속 이어진 가운데 5월 첫 10일에도 전년비 10.1%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출은 결국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맞물린다. 블룸버그에서 집계하는 한국의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연초 1.7%에서 최근 1.3%로 0.4%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이는 한국을 제외한 미국, 유로존, 중국 등이 연초 이후 전망치가 상향된 것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허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그래도 믿을만한 건 기업 실적"이라며 "국내 주식 시장은 깜짝 실적에 대한 주가 반응이 크지 않지만, 그래도 좋은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했기에 지금은 전체 시장보다 개별 종목에 대한 접근이 유리해보인다"고 판단했다.

일례로 현대차의 경우 경기침체 우려에도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주가 흐름도 양호해 연초대비 32.5% 수익률을 기록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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